[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동네변호사의 통쾌한 법정 활극이 끝났다. 20부 내내 시청자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준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세상을 향한 희망을 전하면서 작별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첫 방송 전부터 배우 박신양이 주인공 조들호에 캐스팅돼 관심을 모았다. 2011년 SBS '싸인' 이후 안방극장에 돌아온 그는 조들호의 옷을 입고 신명나게 극을 누볐다.
조들호와 대화그룹 정회장(정원중)의 대결은 줄거리의 굵직한 뼈대였다. 정회장의 계략에 빠져 조들호는 검사에서 동네 변호사로 전락했다. 권력층과 서민을 대변하는 두 사람의 대결 구조를 통해 제작진은 사회 문제를 낱낱이 짚어냈다.
영세 상인을 몰아내려는 대기업의 횡포, 유치원의 부실한 급식과 학대, 에너지 음료를 먹고 사망한 사건 등을 다뤘다. 최근 몇 년 동안 화제가 됐던 일들을 드라마에 녹여냈다. 홀로 권력과 맞서 재판에서 승소하는 조들호에게 열광했다.
20부작 안에서 여러 문제들을 다뤄 작품의 구조적인 얼개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에서 악인들을 '혼쭐' 내주는 조들호의 활약은 이 같은 단점도 '옥의 티' 정도로만 느끼게 했다.
정회장이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인물이었지만,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신영일(김갑수)는 권력에 눈이 먼 인물이었다. 돈 앞에서 작아지는 서민을 대변하던 조들호는 신영일과 각을 세우면서는 가족을 지키려고 했다.
'선과 악'이라는 뚜렷한 이분법을 통한 대결이었지만, 결국 악인들도 변해갔다. 아이들을 돈으로밖에 보지 않았던 유치원 원장은 유죄를 받은 후 아이들이 보낸 편지를 보고 지난날을 반성했다. 정회장은 감싸기만 했던 아들 마이클 정을 감옥으로 보냈고, 신영일도 구속된 상황에서 변화를 기대하게 했다.
"검사장은 다시 돌아와 더 큰 괴물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난 보았다. 내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흔들리던 검사장의 눈빛을…. 그거면 됐다. 언젠간 사람도,
그토록 조들호가 싸웠던 것은 세상을 향한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조들호'라는 인물을 통해 우리가 발을 내디디고 사는 세상도 언젠가는 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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