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어머님들이나 아버님들이 느끼는 사랑과, 가요 속 사랑은 다르더라고요. 트로트 장르에서의 사랑을 표현하려고 정말 연습을 진짜 많이 했죠. 어머님, 아버님의 사랑은 예전 첫사랑일수도 있고, 아주 오래 전에 흘러간 것일 수도 있고, 재시작일 수 있어요. 요즘 트렌디한 음악의 사랑은 썸, 스쳐지나가는, 짝사랑, 묘한 기류가 큰 것 같아요.”
노랫말 중 가장 흔한 주제는 사랑이다. 굳이 통계를 내지 않아도 이 말에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한 남자는 장르마다 그 사랑의 의미가 다르다고 말한다. 그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오랜 기간 알앤비 가수를 꿈꿨고 학생들을 가르쳐왔던 종착역은 트로트였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가수 류청우다.
류청우는 지난해 8월 첫 번째 정규앨범 ‘남자라서 웃지만’을 발매했다. 리메이크 곡으로는 ‘애모’와 ‘초혼’ ‘장녹수’ ‘사내’가 수록됐다. 타이틀곡 ‘남자라서 웃지만’으로 활동했던 그는 2016년에는 수록곡 ‘이제는 잊자’로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 새로운 노래와 새로운 마음가짐이 류청우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담겨있었다.
“본명은 류태종이고요. 회사에서 데뷔 전 ‘가명을 쓰는 게 어떻겠냐’ 해서 고민을 했는데 당시 후보군에 있던 게 다 여자이름 같더라고요. 아버지한테 여쭤봤는데 ‘좀 만 있어봐라’ 하고 바로 작명소로 가셨어요. 그렇게 류청우라는 이름이 나왔죠. 푸른 청에 벗우, 젊은 친구라는 뜻입니다.”
2000년대 초반 박현빈이 신세대 트로트 가수로서 데뷔해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의 뒤를 이을만한 남자 신인은 없었다. 류청우는 청우(靑友)라는 이름처럼 류청우는 85년생 32살, 트로트계에서 젊은 나이에 속한다. 그의 목표는 ‘제2의 박현빈’이 아닌 ‘개성 있는 신예 류청우’로 사람들의 마음 속에 기억되는 것이었다.
류청우의 가수 활동은 거리에서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버스킹 문화가 이제 막 들어서던 시점 류청우는 홍대를 전전하며 공연을 선보였다. 27살의 늦은 나이에 제대를 했고 그의 선택은 다시 한 번 음악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트로트 가수 오디션에서 당당히 합격했다. 알앤비 창법이 주특기였던 류청우에게 트로트는 새로운 음악의 장이자 편견과의 싸움이었다.
“레슨을 열심히 받고 나서 데뷔를 하게 됐죠. 막상 해보니까 트로트가 정말 힘든 장르더라고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사와 멜로디잖아요. 그래서 쉽게 봤어요. ‘대충 꺾을 때 꺾고 부르면 되겠다’ 했는데 노래를 해보니까 장난 아니더라고요.(웃음) 이제 시작하지만 아직 배울게 많고, 행사 같은 데 가서 선배들이 부르는걸 봐도 연륜이 느껴지고, 쉽게만 생각할 장르가 아니었어요.”
“주변 사람들은 제가 음악 한다는 걸 아는데, 지금까지 한 것도 없고, ‘발라드나 알앤비 좋아하던 애가 왜 갑자기 트로트냐’ 하는 편견이 많았죠. 처음에는 자존심이 상하더라고요. 똑같은 음악인데, 대중이 다 즐길 수 있는 건데도 폄하하는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내가 트로트를 하는 게 창피한가?’로 시작해서 ‘선뜻 트로트 가수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했어요. 지금은 친구들도 이해하고, 응원도 많이 해주는 편이죠.”
류청우는 욕심이 많다. 하지만 전혀 밉지가 않다. 나훈아-오승근을 롤 모델로 꼽았고 그 이유는 오래 음악하는 좋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란다. “언젠가 성공하면 트로트 학교를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무료로 트로트를 가르쳐주고 싶다”는 그의 말에는 천진함이 엿보였다. 류청우는 때 묻지 않은 신인이다. 그리고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꿈 많은 청년이다.
“아직 데뷔한지 1년도 안됐네요.(웃음) 불러주는 데는 다 가고 싶어요. 관객이 없어도 가고 싶어요. 그냥 노래가 좋으니까, 그냥 팔도를 다 돌아다니면서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친근한 가수로 남고 싶고, 감동을 드리는 가수가 되겠습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