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안돼요. 끝나버린 노래를 다시 부를 순 없어요.”
음원제공 플랫폼에서는 심심찮게 회색으로 칠해져 있는 노래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노래들은 아무리 더블클릭을 하고, 음원 제공 요청을 보내도 ‘빠른 시일 내에 서비스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밖에 돌아오지 않는다. ‘앵콜요청금지’라는 앨범도 그랬다.
‘앵콜요청금지’는 브로콜리너마저가 지난 2007년 발매한 첫 번째 EP앨범이자 데뷔작이다. ‘말’ ‘끝’ ‘앵콜요청금지’ ‘마침표’ ‘청춘열차’ ‘안녕’ 등 총 여섯 곡이 수록되어 있다. 당시 초판 1000장을 판매, 이후 2000장을 더 찍어냈고 반년 만에 품절됐다. 홍보는 없었고 오직 입소문만으로 이뤄진 성과였다.
↑ 사진=포크라노스 |
브로콜리너마저의 팬들은 많아졌지만 그들을 대표하는 EP 앨범은 쉽사리 들을 수 없었다. 밴드 특성상 ‘앵콜요청금지’의 수록곡들은 멤버들의 공동 소유였고 보컬이었던 계피가 탈퇴하며 발매할 수 없게 된 상황이 됐다. 그리고 남아있는 멤버들은 차선책을 선택했다.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2012년 6월 ‘골든-힛트 모음집 [앵콜요청금지.]’를 발매했다. 하지만 예전 같지 않았다. 계피의 목소리는 없었고 홈레코딩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사운드도 사라졌다. 결국 차선책이었을 뿐, 모두를 만족시키기엔 부족한 셈이었다.
우여곡절이 있었고 9년여 만에 드디어 이 앨범은 재발매됐다. 초반의 매진이 반년의 시간이 걸렸다면 재발매 앨범은 3일 만에 3000장 모두 매진됐다. 이 앨범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기다렸는지, 브로콜리너마저가 그동안 얼마나 성장하게 됐는지 증명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계피의 목소리가 있고 로우파이 사운드가 함께한다. 마스터 CD는 윤덕원에게 있었고, 조금도 손대지 않은 노래를 이제 음원사이트를 통해 들어볼 수 있다. 앨범의 이름은 ‘앵콜요청금지’지만 팬들의 ‘앵콜요청’은 성공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