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누군가를 좋아하고,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이는 어쩌면 너무나 쉽고 단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룰 수 없는 장벽이 있거나, 마음을 표현해서는 안 될 상황에 놓였을 때, 상대를 향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꽁꽁 숨길 수밖에 없다.
‘사돈의 팔촌’은 ‘사촌’이라는, 가깝고도 멀 수밖에 없는 상대에 두근거리는 남녀의 애틋하고도 순수한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손가락으로 촌수를 세면서, “사촌이 아니라 사돈의 팔촌이었으면 좋겠다”라는 대사는 이 같은 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어렸을 적 ‘가족 모임’을 하면 으레 볼 수 있는 게임하는 형, 음식 만드는 데 분주한 엄마, 어른들의 다툼에 이어, 물이 고인 옥상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은 공감을 자아낸다. 일상적이지만 특별한 가족모임이라는 굴레에서 태익(장인섭 분)과 아리(배소은 분)은 순수한 마음의 교감을 나누게 된다.
이 같은 순수함은 12년이 지나, 군복을 입은 태익과, 성숙한 여성이 된 아리의 만남으로도 이어진다. 휴대전화가 꺼졌어도, 아리를 찾은 후, 어떻게 찾았냐고 묻는 아리에게 “느낌으로”라고 말하는 태익이의 모습이나, 태익이 담은 캠코더를 보고 미소 짓는 아리의 모습 등, 성인이 됐어도 이들의 행동은 어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순수함이 묻어난다.
군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태익과, 유학길에 올라야 하는 아리는 한정된 시간과 관계 속에서, 더 애틋해진다. 오롯이 상대방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이들은 마음을 숨기지만, 그 안에서 드러나는 본심은 보는 이들은 더 없이 아슬아슬 하게 만든다.
‘사돈의 팔촌’은 공감을 자아내는 현실감에 판타지적인 분위기가 더해졌다. 몽환적으로 그려지면서, 누군가의 바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장면이 그렇다. 더욱이 최근 영화 ‘해어화’와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에서 만나본 장인섭과 ‘닥터’에 출연한 배소은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과, 조수향, 주예린, 이형구 등의 등장은 ‘사돈의 팔촌’이 가진 설렘을 극대화 시킨다.
‘사돈의 팔촌’을 보면 누구나 한 번 쯤 설렜던 감정의 파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상대가 누구건 간에 조건 없이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하던 순수함이 담겼기 때문이다. 5월12일 개봉.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