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국드라마 ‘셜록 홈즈’가 한국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소설로 익숙했던 셜록 홈즈였지만, 새로운 느낌으로 재해석한 것과 독특한 인물들이 흥미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각종 수사물 드라마, 영화 등이 등장했지만, 하나의 캐릭터가 자리 잡을 만큼 크게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없었다.
그런데 이제 한국에서도 독특한 색을 가지고 있는 탐정물이 등장한 듯하다.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이하 ‘탐정 홍길동’)을 통해서다. 홍길동이라는 이름 자체에서 뻔 한 탐정물이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갖기 마련이었지만, 셜록도 없고 왓슨 박사도 없는 한국적인 느낌의 탐정 ‘홍길동’이 탄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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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홍길동’은 전작 ‘늑대소년’으로 송중기를 재조명한 조성희 감독과 최근 tvN 드라마 ‘시그널’로 익숙해진 이제훈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시그널’에서 이제훈은 프로파일러로서 사건의 실마리를 누구보다 빨리 알아채고 해결에 일조했던 인물. ‘탐정 홍길동’에서 그가 맡은 홍길동 역할도 ‘시그널’ 속 역할과 비슷한 듯싶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전혀 다른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 원수를 찾기 위해서 사람을 죽이는 일도 서슴지 않으며, 피를 보는 것에 익숙하고 두려움도 없는 듯한 눈빛을 지녔다. 선량한 이제훈의 얼굴이 ‘탐정 홍길동’을 통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이유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시그널’이 방영된 초반 이제훈에게 연기력 논란이 일어났던 것이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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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의 연기력에 더욱 힘을 실어준 것이 있었으니, 조성희 감독의 마법이다. 전작 ‘늑대소년’에서도 알 수 있었듯, 이제껏 본 적 없는 느낌을 선사했던 조성희 감독은 이번 ‘탐정 홍길동’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마법을 부렸다. 1980년대인 듯하지만, 어떤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지 알 수 없는 느낌을 주며 마치 판타지 동화 속에 있는 착각이 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인물들의 갈등 속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마치 스타카토처럼 빨랐고, 매 순간순간이 눈에 박히는 연출로서 강렬함을 선사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법한 그런 연출이 스크린에 펼쳐지며, 한국에 새로운 느낌의 영화가 탄생했음을 알렸다.
또한 한국에서 최근 크게 사랑받고 있는 정의구현을 통쾌하게 풀어냈다. 영화를 보다보면 생길 수 있는 의문이, 영화 후반의 반전으로 인해 속 시원히 해결되는 것도 ‘탐정 홍길동’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조성희 감독과 이제훈의 연기력이 ‘탐정 홍길동’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다. ‘이웃사람’에 이어 다시 한 번 악역을 제대로 소화해낸 김성균과, 적은 분량이었지만 매 순간마다 강한 존재감을 뽐냈던 고아라, 여기에 영화에서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노정의와 김하나의 활약은 ‘탐정 홍길동’이 더욱 알차게 느껴졌던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오는 5월4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