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2013년 ‘없음’→2014년 ‘없음’→2015년 ‘없음’→2016년 ‘아가씨’
지난 2012년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 홍상수 감독의 ‘다른나라에서’ 이후로 4년 만에 한국 영화가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4일 오전(현지시각) 제 69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번 영화제의 경쟁과 비경쟁 부문의 초청작을 발표했고, 이에 박찬우 감독의 ‘아가씨’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 2012년 ‘돈의 맛’ ‘다른나라에서’
지난 2012년 제 65회 칸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 두 작품이 경쟁부문에 초청을 받았었다. 홍상수 감독은 당시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9년, 62회, 감독주간) ‘하하하’(2010년, 63회, 주목할 만한 시선) ‘북촌방향’(2011년, 64회, 주목할 만한 시선)에 이어 ‘다른나라에서’(경쟁)까지 총 4년 연속 초청을 받은 감독이 된 한 해였다.
이어 지난 2005년 영화 ‘그때 그 사람들’로 제 58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감독주간 진출, 그리고 2010년 영화 ‘하녀’로 제 63회 칸 영화제에 경쟁부문 공식 초청을 받았던 임상수 감독이 ‘돈의 맛’으로 제 65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2년 연속 초청됐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영화가 칸국제영화제에 입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 2013년·2014년·2015년
2012년 두 작품이나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는 이유로 그 다음 제 66회 칸국제영화제에 대한 기대감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계속된 칸국제영화제 진출 좌절은 한국영화계에 의기소침한 상황을 만드는 시작점이었다. 한국영화 위기론이라는 말이 나왔고, 칸국제영화제 이외에도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 등 세계 3대 영화제에 한국 작품들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 그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 2016년 ‘아가씨’ ‘곡성’ ‘부산행’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린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 이어서 나홍진 감독의 세 번째 작품 ‘곡성’이 공식 섹션 비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도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2004년, 57회), ‘박쥐’(2009년, 62회)에 이어 세 번째로 칸 경쟁부문에 진출을 알리게 됐다. 4년 만에 한국영화가 경쟁부문에 진출했다는 점에 이어, 다시 한 번 한국영화가 세계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좋은 발판으로 작용되지 않을까 기대감을 높이기도 한다.
기존 한국영화 중 공식 섹션에 초청된 작품으로는 경쟁부문에 ‘다른 나라에서’ ‘돈의 맛’(2012), ‘시’ ‘하녀’(2010), ‘박쥐’(2009), ‘밀양’ ‘숨’(2007), ‘극장전’(2005),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올드보이’(2004), ‘취화선’(2002) 등이 있었고, 비경쟁부문에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주목할 만한 시선에 ‘무뢰한’ ‘마돈나’(2015), ‘도희야’(2014), ‘아리랑’ ‘북촌방향’ ‘황해’(2011), ‘하하하’(2010), ‘마더’(2009), ‘용서받지 못한 자’(2006), ‘활’(2005) 등이 있으며, 심야상영에 ‘오피스’(2015), ‘표적’(2014), ‘추격자’(2008), ‘달콤한 인생’(2005)이 있었다.
↑ 사진=MBN스타 DB |
◇ 2017년→?
허남웅 평론가는 이번 69회 칸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가 4년 만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에 대해 “칸영화제가 기준은 아니니까, 경쟁부문에 진출을 못 했다고 해서 그게 위기상황은 아니다. 다만 그걸 위기라고 해야 한다면 사실 박찬욱 감독 이후의 세대가 경쟁부문에 올라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칸국제영화제의 경우에는 자신들이 지지하는 감독이면 꾸준히 지지를 한다. 그런 것들은 경쟁부문에 진출한다는 게 예상됐던 경우여서 놀랍게 받아드려지지는 않았다. 축하할 일이긴 하지만 한국 영화의 과제라면 박찬욱, 봉준호, 김기덕, 이창동, 홍상수 등 그 다음 세대는 누구냐는 거다. 세계적으로 경쟁부문에 올라갈 감독들이 나오고 있냐는 것이다”라고 앞으로의 숙제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거기에 의문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과제가 될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곡성’이나 ‘서울역’같은 작품이 나간 게 아무래도 앞으로는 그 감독들에게 기대를 품을 수 있겠다 정도의 생각은 든다. 경쟁부문에 지금 올라가있는 작품 대다수를 보면 다들 칸 경쟁부문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사람들이다. 다르덴 형제, 크리스티안 문쥬, 니콜 가르시아가 올라가있는 거 보면 새로운 발견이라는 부분은 없는 것 같다. 폴 버호벤 감독이 올라가 있다는 건 의외이기는 한데, 다 칸이 항상 경쟁부문에 올려왔고 주목할 만한 감독들 위주로 짜여져 있어서 신선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올라간 감독들이 잘 만들기는 하지만, 경쟁 부문보단 주목할 만한 시선 그 부분이 더 주목할 만한 작품들이 많다”며 2016년 칸국제영화제의 한국 작품 진출에 이어 앞으로 이보다 더 미래에 한국영화계가 풀어나가야할 과제에 대해 말했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