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음악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렇다고 복잡한 예술도 아니다. 때론 음악은 가장 단순하게, 순결하게 표현돼야 아름다울 수가 있다. 건반과 손가락, 음표가 완벽한 조화를 이뤄내야, 마침내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 탄생한다. 음표에 복잡한 화음이 더해지거나, 손가락에 조금만 더 강함 힘이 들어가도, 조화는 무너지고 음악은 더 이상 순수성을 잃는다.
영화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에서 세이무어가 말하고자 했던 음악 그리고 인생이란 이렇듯 조화를 이루는 것들에 대한 것들이다. 천재 피아니스트라는 수식어를 통해 인생 대부분의 나날들을 보냈던 그는, 머리가 하얗게 새고 나이가 들어서야 자신의 음악이 무엇인지 비로소 깨닫게 됐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그는 참된 음악, 그리고 인생에 대해 제대로 정의할 수 있는 내공을 가지게 된 것이다.
↑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
그런 그가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를 통해 배우 에단 호크와 만났다. 이번 영화의 감독이기도 한 그는, 세이모어의 인생 그리고 음악을 통해 그와 내면 깊이 소통한다. 인지도 높은 배우인 에단 호크는, 사실은 그가 무대공포증을 가진 배우였으며, 그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고백한다. 세이모어와 에단 호크, 두 사람은 많은 사람들의 앞에서 감정을 전달해야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남자들이다.
세이모어는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을 통해 전달한다. 건반이 아닌, 자신이 알고 있는 음악에 대해 학생들에게 지도를 하면서 그의 인생과 음악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피아노를 통해 음악으로 소통하던 그가, 이제는 피아노 한편에 앉아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세이모어는 천재 피아니스트라는 호칭에서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과거를 생각할 때엔 눈물을 흘리기도 하며, 소리가 좋은 피아노를 만났을 때는 어린아이처럼 수줍게 웃어 보이기도 한다. 가장 순수할 때가 아름다운 음악처럼, 세이모어의 모습도 때 묻지 않고 순수하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다.
↑ 사진=영화사 진진 제공 |
영화는 우리가 무대 밖에서 알 수 없었던 세이모어의 모습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선율로 그의 이야기에 감동을 더한다. 이 음악들은 다른 악기가 아닌 세이모어가 연주한 피아노로 연주되기에 더욱 아름답다.
그간 많고도 많은 음악영화가 있었지만, 진정한 음악영화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음악가의 삶을 조명하고, 그가 나름대로 정의를 내려온 음악에 대해 설명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올라가는 자막과 함께 세이모어의 연주가 어우러지는 장면은 영화의 피날레를 장식하기에 손색없다. 화면이 모두 꺼진 뒤 터지는 박수소리는 관객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마지막 음악인 듯하다. 오는 4월7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