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청소년 범죄는 어른들의 범죄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꿈을 꾸며 자라는 나이에 저지른 범죄는, 앞으로 그들의 인생에 있어서 씻을 수 없는 낙인이 돼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솜방망이 처벌이 옳은 답이 아니다. 오히려 한 번 삐뚤어져버린 그들의 행동에 더욱 예의주시해야한다.
‘커터’는 청소년 범죄의 현황을 그리고 있다. 한 실업계 고등학교로 전학 온 윤재(김시후 분)는,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윤재는 자신을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는 잘난 아버지가 있지만, 아픈 어머니의 병원비를 자신이 벌어서 갚으려고 하는 그런 성실한 바른 학생이었다. 그렇게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던 윤재는, 같은 학교 학생 세준(최태준 분)과 인사를 나눈다.
이후 두 사람은 함께 건당 10만원에 육박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아르바이트는 흔히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결코 아니다. 술집에서 같이 자리한 여자들과 적당히 술을 마시고 분위기를 띄운 뒤, 자리를 떠나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술집에 출입하고 술을 마시는 것부터 범죄에 해당하는 일이지만, 윤재는 쉽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이유로 아르바이트를 계속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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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스톰픽쳐스 코리아 제공 |
그러던 어느 날, 윤재는 평소 하던 일보다 더 나아간 단계의 일을 맡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윤재는 자신과 그동안 함께 술을 마신 여성들의 최후를 본다. 약을 탄 술을 마신 여성들은, 모텔로 끌려가 정체를 모르는 남자들과 하룻밤 잠자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윤재는 충격을 금치 못하고 일을 그만두려고 하지만, 그가 일에 대해서 알게 된 이상 사람들은 그를 쉽게 놔주지 않는다.
이런 어두운 일을 하는 이들이지만, 그들은 아직 교복을 입고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다. 옷을 빼입고 술을 마시는 등 ‘어른 흉내’만 낼 뿐이지, 아직까지 온전히 어른이 되지 못한 학생인 것이다. 세준을 좋아하는 은영(문가영 분)을 마음에 품고 있던 윤재는, 점점 세준 몰래 은영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이 같은 모습을 세준이 좋게 보진 않는다. 자신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낀 윤재가, 은영 때문에 자신을 멀리 하는듯한 감정을 느끼고 결국 세준은 그 이유로 다신 돌이킬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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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스톰픽쳐스 코리아 제공 |
청소년 범죄의 실태를 담은 ‘커터’는 시작에선 청소년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교복을 입고, 친구들과 다투기도 하며, 짝사랑을 하기도 하는 순수한 학생들의 모습을 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모습은, 학생들이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과정을 이해시키는 설명정도로 작용한다. 어른이나 사회의 잘못보다는, 그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그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다.
청소년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잘생긴 얼굴의 학생으로 최태준과 김시후가 등장하는 것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항상 청춘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들은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연기는 신선하다. 복잡한 심리를 가질 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기 때문이다. 때문에 앞으로 충무로에서 자주 마주할 이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오는 24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