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종영①] 이방원, 군주의 길은 왜 이리 무상하더냐

[MBN스타 이다원 기자] 이방원(유아인 분)이 외로운 군주의 길에 올랐다. 나라를 갖기 위해 무섭도록 뜨거웠던 욕망을 실현했으나, 어찌된 셈인지 표정엔 무상함만이 물씬했다. 꿈 많던 시절 그가 사랑하던 이들도 모두 떠난 뒤였다.

22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이방원이 넷째 형 방과(서동원 분)가 선위하자 왕위를 물려받는 과정이 전파를 탔다. 이와 함께 무휼(윤균상), 이방지(변요한 분), 분이(신세경 분) 등 각자 삶을 찾아 떠난 ‘육룡’들도 다뤄졌다.

↑ 사진=SBS

이방원은 민다경(공승연 분)과 함께 왕좌에 올랐다. 조선의 제3대왕인 태종이란 이름으로 군주가 됐지만, 기쁨보다는 비범한 기운만이 감돌았다. 이어 왕권 강화를 위해 민다경의 집안을 척결하며 왕으로서 냉철한 면모를 보였다.

2년이 흘렀다. 이방원은 자신을 떠난 무휼, 분이, 정도전(김명민 분) 등을 그리워하다가 아들 이도에게서 그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이도가 “정치는 나누는 것”이라고 정도전의 정치관과 비슷한 말을 하는가 하면, “살아있으면 무엇이라도 해야하지 않겠냐”며 분이를 떠올리게 하는 말로 이방원의 마음을 묘하게 움직였다.

이방원은 그길로 무휼을 찾아 이도를 부탁했다. 그는 이도를 가리키며 “날 닮지 않고 그리운 사람들을 닮았다”며 여전히 ‘육룡’을 그리워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분이와 조우했다. 자신을 보고싶어하지 않는 분이에게 “하루하루 설레고 두려고 외롭다”며 그리운 속내를 토해냈다. 그토록 바라던 왕위를 손에 쥐었지만 마음의 고향을 잃은 탄식도 섞여있었다. 고단한 그의 지난 날에 대한 솔직한 심경이기도 했다.

시간이 흘렀다. 노인이 된 분이는 세종이 만든 훈민정음을 접하고 자신이 원하는 세상이 찾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는 훈민정음을 폄하하는 사대부들에게 “정도전이라면 기뻐했을 것”이라고 직언한 뒤, 정도전의 묘를 찾아 “이방원의 아들이 뭔가 해낸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육룡이 나르샤’는 50부작 긴 호흡 속에서도 이성계(천호진 분)와 이방원, 정도전 등 고려 말 조선을 건국한 이들의 갈등과 화합, 음모와 배신을 긴장감 있게 그려내며 웰메이드 사극으로 인정받았다. 또한 마지막까지 이방원이 느끼는 권력의 무상함을 안방극장에 생생하게 전달했다.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하는 결말이었다.

한편 ‘육룡이 나르샤’ 후속으로 장근석, 여진구, 임지연 주연의 ‘대박’이 방송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