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해달라는 뜻으로 영화인들이 한 데 모였다. 서병수 부산시장의 기자회견 이후 영화인들은 각기 다른 듯, 하지만 한 목소리로 ‘독립성과 자율성의 보장’을 외쳤다. 앞으로 부산국제영화제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 것일까.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영화인 비대위) 긴급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은 부산국제영화제 독립성과 자율성 훼손에 대한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대책위’ 입장발표 및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이날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여성영화인모임, 영화마케팅사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을 대표해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에 앞서 가장 먼저 성명서를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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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정일구 기자 |
성명서의 내용에는 “모근 영화인들은 각 단체별로 총의를 거쳐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의 참석을 거부하는 보이콧을 강력히 결의 할 것”이라며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부산이 레드 카펫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텅 비게 될 것이며, 부산을 찾는 전국 관객들의 발걸음 또한 뚝 끊길 것이다. 이루긴 어렵지만 망가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고 부산시에 대해 강력히 최후의 통첩을 전했다.
이후 가장 먼저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안영진 대표는 “최근 몇 년 동안 문화계와 영화계에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고 있다.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한 바 있다. 표현의 자유와 문화의 다양성은 문화 사업의 경쟁력을 위해 중요한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 독립이 보장될 때까지 함께 싸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부대표인 정윤철 감독은 “영화감독이 되는 요람이 된 부산국제영화제가 20살이 되기 전에 말기 암에 걸린 존재가 돼, 시한부 인생처럼 사그러들고 있는 상황을 볼 때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며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으면 총 투표를 거쳐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하지 않는 보이콧을 할 예정이다. 부디 그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부산시에서 미래를 위한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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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정일구 기자 |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은 현 사태에 대한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원칙을 정하고 그것만 향해 가는 영화인과, 말을 바꿔도 양심의 가책을 못 느끼는 정치인과 싸우려니 참 힘들다. 부산시민과 영화인을 이간질 시키고 있다. ‘자격도 없는 일부 영화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장악하려 한다’고 하는데, 영화제를 장악해서 우리가 무얼 하겠냐”고 호소했다.
이날 모인 대표들은 각기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함이 아닌, 20회를 향해 가며 꾸준히 발전해온 부산국제영화제 그리고 그 영화제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도 피력했다.
자문위원 가처분 효력신청에 대한 심의가 21일 오후에 진행된다. 그 결과에 따라 임시총회가 결정 될 것이고, 또 임시총회에 따라 정관개정이 받아드려질 것인지 판단된다. 하지만 임시총회가 열리지 않는다면 이 모든 과정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가처분 효력신청의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결국 최악의 선택인 ‘보이콧’이 발생하게 될지 주목된다.
지난 2014년,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초청작인 ‘다이빙벨’ 상영 이후,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과 감사원 감사 그리고 이용관 위원장 및 전·현직 사무국장에 대한 검찰 고발에 이르면서, 국내외 영화인들을 중심으로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