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나 혼자 산다’는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초기 때의 ‘나 혼자 산다’를 애청했던 시청자들에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하지만 ‘나 혼자 산다’는 꾸며내지 않고 언제나처럼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결혼으로 ‘나 혼자 산다’를 하차하게 된 육중완. 18일 방송에서는 그를 위한 환송회가 그려지며 육중완의 마지막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돌이켜보니 앞서서도 꽤나 많은 스타들이 ‘나 혼자 산다’를 거쳤다.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최행호 PD는 “아이템 자체가 공감을 살 만한 건 이미 많이 소진했다”고 멤버 변화에 대해 입을 열었다.
“3년 정도 프로그램이 진행되니 공감할 만한 아이템은 다 나왔고, 반복할 수는 없기 때문에 출연자의 매력이 프로그램에서 더욱 중요해졌다. 물론 출연자들과 오래 함께 하고 싶은 건 내 마음이지만 시청자들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면 출연자의 변화가 필요했다. 억지로 출연자를 하차 시킨 적은 한 번도 없지만, 하차의 뜻을 밝힌 출연자들을 무리해서 잡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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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MBC |
그렇다면 ‘나 혼자 산다’에 고정 멤버로 활약하는 무지개 회원들을 섭외하는 기준은 뭐가 있을까. 최행호 PD는 “모든 출연진이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방송이기 때문에 화제성이나 시청률을 아예 배제하고 생각할 순 없다. ‘무지개 라이브’ 코너를 통해 일단 매력을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시청률과 화제성이 동시에 담보가 된 상태에서 그 출연자의 삶의 태도가 시청자의 공감을 사면 고정 멤버로 가는 편이다.”
최근 이런 과정을 통해 한채아가 또 다른 여성 멤버로 고정 출연을 하게 됐다. 이국주, 황치열, 한채아가 ‘무지개 라이브’ 출신. 최행호 PD에 지금까지 ‘무지개 라이브’ 코너에 출연했던 스타들 중 고정 멤버로 탐나는 사람이 또 있느냐 물었더니 그는 단번에 “래퍼 도끼”라고 답했다.
“도끼는 과거에 정말 힘들게 살았던 친구인데 지금은 엄청난 재력을 가진 ‘반전’이 있다. 나이도 어리고 거친 음악을 하는데 생활 태도는 전혀 다르다. 묘한 매력이 있다. 도끼가 인간관계가 폭넓은 편이 아니고 힙합 크루들과 주로 지내는데, 프로그램을 하면서 미처 예상치 못한 다른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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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MBC |
김용건의 아들 하정우도 당연히 ‘희망사항’이라는 최행호 PD는 ‘무지개 라이브’ 코너가 ‘나 혼자 산다’의 고정 멤버를 ‘시험하는’ 코너로 인식되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해진 멤버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확정’의 개념으로 운영하고 있는 코너라는 것.
“시청자들에 더 다양한 1인 가구들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곽동연으로 10대인데 혼자 사는 사람들을, 심형탁을 통해 ‘덕후’들을 조명하기도 했다. 다양한 직업군, 연령층의 혼자 사는 사람들을 보여주고자 진행을 하는데, 시청자들이 공감을 표시하고 한 번 더 보고싶다는 의견을 보이면 한 번 더 진행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하다 자연스럽게 고정 멤버로 직행하는 경우가 있었다. 인위적으로 고정 출연자를 염두에 두고 진행하거나 그런 건 아니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의 싱글 라이프를 시청자들에 선보이고 있지만 초기 원년 멤버들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는 시청자들이 아직 많다. 강남, 육중완 등의 핵심 멤버들이 최근 연달아 하차해 우려를 자아내고, 프로그램이 조금씩 변한다는 지적도 눈에 띈다. 최행호 PD 또한 이런 의견들을 잘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해 “제작진들의 역량이 부족한 탓”이라고 인정했다.
“시청자 눈높이에 맞게 더 많은 공감, 재미를 주려고 노력하지만 그 기대치에 제작진이 못 미치는 게 크다. 이성재, 김광규, 데프콘 등과 같이 원년멤버들의 매력과 궁합을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그걸 재연해내는 게 쉽지 않다. 나름대로 초기의 기획 의도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역량이 부족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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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MBC |
하지만 지금의 출연자들이 자신의 매력을 잘 발산해주고 있고, 더 새로운 이야기들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진이 백방으로 뛰고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주의 방송을 위해 출연자와 1대 1호 붙은 담당 작가들이 하루에도 몇 번이나 출연자와 통화를 한다며 그 노고를 전했다.
“담당 작가가 출연자에 하루에 몇 번씩 전화를 걸어 마트에 가서 뭘 사오는 등의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물어본다. 거기서 아이템을 찾아낸다. 전현무 씨 같은 경우 ‘목이 안 좋아서 병원 간다’고 말한 걸 듣고, 아이템으로 정하게 된 거다. 그렇게 아이템이 정해지면 ‘혼자 사니 몸 관리가 잘 안 됐다는 걸 보여줄 수 있겠다’ 등과 같이 혼자 사는 사람들의 애로사항과 즐거움을 동시에 보여주고자 하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를 얹혀 완성하게 된다.”
꽤나 까다로운 작업이지만, 가끔 “짜고 치는 것”이라든가 “억지 설정이다”라고 말하는 평가를 들으면 섭섭하다며 최행호 PD는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지금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더 채우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는 최행호 PD는 마지막으로 “흔들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건 파도를 타는 ‘서핑’과 같다. 중심을 조금만 잃어도 바로 물속으로 고꾸라지게 되는데, 중심만 잘 잡으면 파도의 끝에서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나 혼자 산다’의 처음 기획 의도를 절대 잊지 않고, 다양한 1인 가구들이 사는 방식을 고스란히 전해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흔들리면 물속에 빠진다는 마음으로, 흔들리지 않고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나가겠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