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커터’와 ‘날, 보러와요’는 모두 범죄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뉴스로 접하기에도 씁쓸하고 끔찍한 사건을, 다시 영화로 만들어 스크린으로 관객들에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커터’는 성범죄 괴담을 소재로 하고 있다. 술에 취한 여자들이 사라지는 밤, 그들을 노리는 검은 손길과 그 속에 말려든 고등학생들의 충격 살인 사건을 그린 범죄 드라마다. 배우 최태준, 김시후, 문가영이 학생으로 등장해, 청소년을 축으로 벌어지는 성범죄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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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커터 스틸컷 |
예고편 통해 나온 타이틀 ‘흉악해진 청소년 범죄 2015년 최고치’ ‘최근 4년간 10대 강력범죄 1만 3000건…성범죄가 70%’라는 말을 통해 사회에 심각하게 자리 잡고 있는 청소년 범죄에 대해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한다. 이는 최근 방영되며 많은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던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뤘던 소라넷 사이트의 성범죄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으며, 단지 그 대상을 청소년에 국한시켰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정신상 아무 문제없는 사람을 납치해 정신병원에 가두는 장면, 막장 드라마에서나 펼쳐질 법한 이야기 같지만, 우리 사회에서 펼쳐지고 있는 실제 사건이다. 현재 정신보건법 제 24조(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가 타의에 의한 정신병원 강제 입원을 허용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모든 사설 정신병원에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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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날, 보러와요 스틸컷 |
그러나 보호자와 병원, 이송업체간 수익창출을 위한 남지 그리고 강제 감금이 정신보건법 상 합법이기 때문에 이를 악용한 범죄가 판을 치게 된 것이다. 이를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는 영화 ‘날, 보러와요’는 대낮에 번화가를 걷던 평범한 여성이 이유도 모른 채 건장한 남자들에게 납치된 후 정신병자 취급을 받으며 106일간 감금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강예원은 이번 영화에서 정신병원에 납치되는 피해 여성으로 분한다. 병원에 감금된 후 탈출을 감행하지만, 그는 기억의 일부를 잃게 되며 심지어 자신이 머물렀던 정신병원 화재사건과 경찰서장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기까지 한다. 어처구니없는 영화 속 이야기 같지만, 이는 우리 주변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제 사건이다.
영화 소재 같은 이야기들이 사실은 이미 벌어진, 혹은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이다. 이런 범죄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들이 만들어진 이유에 대해 ‘날, 보러와요’ 이철하 감독의 답변이 기억에 남는다. 이철하 감독은 홍보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통해 사회적인 관심과 환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영화가 할 수 있는 또 다른 순기능이 아닐지요. 영화란 자체로 존재의 가치를 지님과 동시에 관객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져야 하는 것이니까요”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