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신없는 요즘, 엄마와 배우 사이에서 과도기를 겪는 중이에요. 드라마 촬영장에선 최대한 아이 생각을 안 하는 대신, 집에 가면 오롯이 엄마 모드로 바뀌어야 하거든요. 밤을 새는 한이 있더라도 집에는 절대 대본은 안 가져가요. 힘들 땐 ‘워킹맘이 이런 거구나’ 싶으면서도 둘 다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겨요. 엄마도, 아내도 모두 좋지만 ‘소유진’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고 싶어요.”
소유진이 남편 백종원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지난 달 KBS 주말극 ‘아이가 다섯’ 첫 방송을 앞두고 열린 제작보고회에서도, 17일 가진 ‘소유진의 엄마도 아이도 즐거운 이유식’ 출판기념 기자간담회에서도 “남편의 유명세에 묻어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현재 ‘아이가 다섯’(극본 정현정, 연출 김정규)에서 열연 중인 그는, 첫 방송부터 주말극 1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복귀 신고식을 했다. 둘째 출산 후 본업인 배우로 돌아온 그는 안정적이면서도 맛깔스러운 연기력을 뽐내며 호평을 얻었다. 믿었던 이들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심리적인 아픔부터 세 아이를 품는 가슴 절절한 모성애까지,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한층 무르익은 연기력이었다.
그는 “아직 드라마가 초반부인데 벌써부터 많은 분들이 좋은 반응과 응원을 해주셔서 얼떨떨하면서도 기쁘고 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엄마로 아내로 지내던 기간이 길었던 터라, 아직도 현장에 가면 긴장되고 아이 생각도 많이 난다”면서도 “두 가지 일이 힘들긴 하지만 그만큼 더 뿌듯하고 행복하다. 균형을 잘 이뤄서 모두 잘 해내고 싶다. 나 자신을 잃지 않고 당당하게 지금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 |
소유진은 “전문가인 남편은 이미 요리에 대한 책을 냈고 나는 연예인이다. 당연히 선입견이나 의구심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괜히 남편 도움을 받아서 묻어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들을까봐 걱정이 많았다”면서 “제대로 안 할 거면 아예 하지를 말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평소 글 쓰는 걸 좋아해 내가 잘 하는 소재를 가지고 도전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소유진이 첫 집필한 이번 서적은 단순한 이유식 레시피만가 아니다. 첫 아이와의 추억과 인간 소유진의 이야기, 그리고 실용적인 레시피와 폭넓은 요리 정보가 접목돼있다. 공을 들인 만큼 시간도 오래 걸렸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고 한다.
그는 “남편의 도움은 최대한 배제하고 혼자서 진행했다. 전문적인 부분에 대한 도움은 영양사는 다른 선생님께 주로 자문을 구했고, 곳곳에 삽입되는 에세이 부분은 단 한 글자도 빼지 않고 모두 내 힘으로 썼다”고 돌아봤다.
어설프게 시작했다간, 돌아올 질타가 가혹할 거란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더구나 어린 아이들을 위한 레시피라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간단하고 쉬운 요리법부터 재료 선정 및 맛과 건강도 챙길 수 있는 풍성한 레시피를 담았다.
그는 “나 역시 ‘워킹맘’으로 바쁘고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직접 쓴 책을 바탕으로 시험 중이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엄마와 배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그의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다.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