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영화 '날, 보러와요' 제작보고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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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하며 나 자신도 못 믿고 남도 못 믿는 불신이 생겼다. 자아가 없어지는 느낌도 들었다. 끝나고는 강예원으로 돌아가는 것도 무서웠다. 가장 무서운 점이 연기를 한 저도 그런데 '멀쩡한 사람이 억울하게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당해 들어가면 온전하지 않게 나올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정말 가슴 아팠다."
배우 강예원이 16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날, 보러와요' 제작보고회에서 이같이 몰입하며 배역 연기가 어려웠음을 토로했다.
강예원은 "사실 내가 이 역할을 해서 괜히 이분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까 해서 욕심을 접고 연기 잘하는, 최고의 선배 전도연이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한 적도 있다. 너무 힘들었던 것 같기 때문"이라며 "감정뿐 아니라 디테일하게 많은 걸 계산해야 하는 인물이어서 그 감정 조절이 맞는지 틀린지 정답을 모르겠더라. 거기서 오는 혼란이 나한테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날, 보러와요'는 이유도 모른 채 정신병원에 납치 감금된 여자 수아(강예원)와 시사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수아의 사연에 관심을 갖게 된 피디(이상윤)가 밝혀낸 충격적 진실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정신보건법 제 24조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정신과 전문의 1인의 의견이 있으면 정신질환자를 강제입원 시킬 수 있음' 조항의 문제점을 제기한다. 여기에 106일 동안 갇힌 여자가 화재 사건과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몰리면서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스릴러 특유의 긴박감이 이날 공개된 예고편에서 느껴졌다.
강예원과 이상윤은 특히 스릴러 장르에 관심이 높아 이 작품을 선택했고, 만족했음을 강조했다.
강예원은 "다양한 장르에 참여했다고 생각했는데 스릴러를 해본 적 없어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며 "그 스릴러 시나리오를 받고 해보고 싶은 연기였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해보지 않았던 것에 대한 공포와 내가 이 영화를 망치면 어쩌지 하는 책임감이 몰려와 도망가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상윤도 "장르적 매력이 가장 컸다. 스릴러라는 장르를 좋아해 관심을 가졌다"며 "이야기 자체가 굉장히 좋았다. 실화 바탕으로 한 것도 매력적이었다"고 만족해했다.
이철하 감독은 "법은 양면성이 있는데 그걸 악용하는 사람이 있다. 사설 정신병원의 문제점을 기초로, 정신과 의사에게 조언을 받고 여러 가지 사례를 인터뷰한 뒤 만들게 됐다"며 "10년 전부터 돌던 이야기가 지금도 자행되고 있다는 걸 실제 인터뷰에서 들었을 때 사명감과 욕심이 생겼다. 영화는 쾌감을 주는 역할도 있지만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메시지 던져주는 게 또 하나의 큰 기능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 Y' 등 시사 프로그램에서 다뤄진 정신병원 납치 감금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영화 '사랑 따윈 필요 없어'의 이철하 감독의 신작이
한편 이날 강예원은 촬영을 하며 숙소에서 이상윤이 몸이 훤히 드러나는 민소매만 입고 다닌 것과 관련해 "이상윤씨는 보기와 달리 털털하고 소박하더라. 정말 속이 훤히 다 보이는 옷이었다"고 밝혀 현장을 웃겼다. 이에 이상윤은 "원래 큰 사이즈로 입는다. 노출증 환자 아닙니다"라고 대꾸해 또 웃음을 줬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