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배우 조승우가 뮤지컬 ‘헤드윅’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작년 영화 ‘내부자들’ 흥행을 뒤로한 채 다시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호흡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내부자들’을 통해 3년 만에 스크린에 나선 그는, 차기작에 대한 기대를 하기도 전에 ‘헤드윅’ 출연 소식을 전했다. ‘내부자들’ 개봉과 함께 뮤지컬 ‘베르테르’ 무대에 올랐고, 앞서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에 연달아 무대에 올랐기 때문에 쉬지 않고 꾸준히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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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서 조승우는 그야말로 ‘흥행 보증수표’다. 오르는 작품마다 핫하기 때문에, 조승우의 공연은 ‘구하기 어려운 티켓’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 꾸준히 오를 뿐 아니라, 세월과 함께 쌓인 여유와 능청을 녹여 ‘조승우만의 작품’을 만들어 내기에 팬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무대라 그럴 것이다.
때문에 조승우는 ‘조지킬’ ‘조드윅’ ‘조동키’ ‘갓승우’ 등으로 불리기도 하면서, 작품의 명맥과 함께 그 퀄리티를 높이고 있다.
특히 조승우는 무대 위를 즐기는 배우다. 앞서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전 저의 젊음을 무대에서 태우고 싶었어요. 제 전공이자 고향은 무대고, 영화는 얼떨결에 하게 된 것이니까요. 3년 동안 ‘지킬 앤 하이드’가 10주년, ‘베르테르’가 15주년이 됐어요. 정말 안 할 수가 없었죠”라고 무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승우는 무대 못지않게 스크린에서도 빛을 발하는 배우다. 그는 ‘얼떨결’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미 ‘후아유’ ‘H’ ‘클래식’ ‘하류인생’ ‘말아톤’ ‘도마뱀’ ‘타짜’ ‘고고70’ ‘불꽃처럼 나비처럼’ ‘퍼펙트 게임’ ‘복숭아나무’ 등의 작품을 통해 영화배우로서도 입지도 단단하게 굳힌 상태다. 풋풋한 청년에서 강한 남성미, 순수한 모습에서 사이코패스 면모, 해맑은 미소에서 능청맞은 입담, 옆집 오빠에서 프로야구선수까지 변화무쌍하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인 조승우의 내면은 관객들을 흡수하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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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영화 스틸컷 |
때문에 특별출연 한 ‘암살’의 김원봉은 더없이 반가웠고, 그 마음은 ‘내부자들’까지도 이어졌다.
하지만 조승우는 또다시 스크린이 아닌 무대로 향했다. 2005년 첫 공연돼 올해 10번째 공연 중인 ‘헤드윅’에 총 6번째 무대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는 1961년 동독을 배경으로, 시대와 상황 때문에 ‘헤드윅’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담담하지만, 또 솔직하고 능청맞게 털어놓고 있다. 한셀이라는 남자로 살았던 삶, 아빠와 엄마와의 이야기, 사랑했던 토미까지, 조승우는 자신의 이야기인지, 헤드윅의 이야기인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생동감 넘치면서도 조리 있는 말투로, 무겁고 어려운 얘기를 수다를 떨 듯이 편안하게 전한다.
또 감성 가득한 음색으로 표현하는 애틋함과 정열적인 마음은, 무대를 한껏 즐길 수 있는 록으로 승화돼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뮤지컬로 무대에 오르는 것은 좋지만 영화를 좀 더 찍었으면 하죠. 영화를 안 찍는 다는 것은 거국적 손실이에요. 40이 되기 전 30대 얼굴을 더 기록했으면 좋겠어요. 보물 아닌가요. 영상자료원에 남겨야 하는 게 맞죠” -우민호 감독
전작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것은 물론이요, 같은 작품이라도 늘 다르게 올라오는 조승우의 모습에, ‘역시’라는 말이 떠오르지만, ‘저 모습을 스크린으로 더 많은 사람이 봤으면’이라는 아쉬움은 감출 수 없다. 무대 위에서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고 관객들과 호흡하는 것도 좋지만, 대중들에게 조승우는 언제나 ‘스크린에서 보고 싶은 배우’니 말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