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향’(감독 조정래)이 흥행 중이다. 3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북미에도 개봉해 좋은 반응을 얻자 상영관 수를 확대(18일부터 캐나다 일대, 25일부터 미국 전역 개봉)했다.
1000만 영화가 즐비한 시대에 300만 관객이 뭐가 대수냐고 할 수도 있지만, 유명배우 하나 없는 작은 영화에 관객이 먼저 반응하는 경우라 하나의 영화계 사건이다.
1000만 영화와 비견되는 상황이지만 흥행 이벤트는 없다. 감독과 배우는 이제 전면에 나서지 않으려고 한다. 지난주 홍보 일정을 끝냈고 더는 누구도 나서지 않기로 했다.
이유가 있다. ‘귀향’ 측은 “처음부터 상업성을 고려하지 않았고, 정치 선동 같은 행동으로 비치지 않게 하려고 조심스럽게 다가갔다”는 설명이다. 개봉해 상영되던 시기가 맞물린 3.1절을 기념해 감사인사 정도를 건네는 게 이벤트의 전부였다.
흥행몰이에 고마워하며 벌이는 오락적 이벤트는 처음부터 기획하지 않았다. 크라우드 펀딩 형식으로 제작비를 마련했기에 이 영화에 참여한 대중이 원할 수도 있지는 않을까.
‘귀향’ 측은 “개봉 초기부터 후원시사회를 전국에서 열었고, 예매권 등을 드리기도 했다. 초반에는 무대 인사도 하는 등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 홍보는 짧게 하자는 게 모두의 생각이었다. 그 마음이 통했는지 홍보사에는 이벤트 관련 문의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초반 무대 인사에서의 일화 하나. 영화를 다 보고 관객들이 나갈 때 감독과 배우 등이 퇴출로에 섰다. 지방에서 서울까지 강행군을 벌이던 어느 날이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오는 관객들 몇몇이 스태프
지난 2월 개봉한 ‘귀향’은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올라 있다. 더 흥행해도 공식 감사 이벤트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해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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