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서민교 기자] “사라질수록 소중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tvN 새 드라마 ‘기억’이 삶의 소중한 가치를 더듬는다. 그 전에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시그널’이 끝났다고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 그 기억의 주인공은 명품 배우 이성민이다.
tvN이 또 하나의 명작을 꺼내들고 금토드라마를 접수한다. ‘응답하라 1988’의 허전함을 ‘시그널’로 달랜 tvN은 이제 ‘기억’으로 아쉬움을 지운다.
‘기억’은 ‘마왕’ ‘부활’ ‘상어’ 등 대작을 연출한 박찬홍 감독과 김지우 작가가 3년 만에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복수 시리즈를 마감하고 인간미 넘치는 가족애를 그려 삶의 가치를 찾는다. 알츠하이머를 선고 받은 로펌 변호사 박태석(이성민 분)이 남은 인생을 걸고 펼치는 마지막 변론기다.
이제 40대 아픔의 감성몰이를 책임질 이성민의 기억 속으로 함께 빠져 들 준비만 하면 된다.
↑ 사진=정일구 기자 |
◇ ‘40대 감성’ 이성민을 지나칠 수 있나
‘기억’은 알츠하이머가 소재다. 기억을 잃어가는 잔인한 병이다. 이성민(박태석 역)이 열연한다. 이성민은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다. ‘미생’에서 직장인의 공감을 사며 연기력을 입증한 뒤 대세 배우로 떠올랐다. 최근 영화 ‘로봇, 소리’에서도 딸을 잃은 감성적인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이번엔 기억을 잃는다. 빠른 두뇌회전으로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해 잘나가는 로펌 변호사로 올라선 독종이다. 어렵게 얻은 인생의 황금기를 누리던 그에게 알츠하이머 선고가 내려진다. 절망과 함께 그동안 잊고 지내던 세상에 눈을 뜬다. 기억은 잃어가지만 삶의 소중한 가치와 가족을 되찾는다.
이성민의 연기에는 흡입력이 있다. 알츠하이머의 진부할 수 있는 소재도 진한 떨림으로 바꿀 능력자다. 그래서 식상하지 않다. 공감을 하는 순간 빠져들 수밖에 없는 배우다. 이성민은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고 준비했다. 아직 초기 증세를 연기 중이다. 대본이 워낙 잘 나와 그대로 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 이성민은 홀로 빛나지 않는다
‘미생’ 때도 그랬다. 이성민에게 빠질 수밖에 없지만 동시에 주변을 둘러보게 만드는 배우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성민의 곁에 두 여자가 지킨다. 역시 말이 필요 없는 여배우들이다. 오랜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개성 강한 김지수와 박진희다.
김지수는 박태석의 아내 서영주 역을 맡는다. 대학병원 간호사로 첫사랑에게 버림받고 박태석과 결혼했다. 행복의 순간도 잠시, 남편의 알츠하이머 선고로 삶의 무게가 달라진다. 하지만 태석의 길을 함께 인도하는 인간적인 사랑을 택한 아내다.
김지수는 “서영주는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란 꽃 같은 여자다. 독한 캐릭터를 많이 맡았었는데 오랜 만에 따뜻한 여자를 맡아 좋다”며 “‘기억’은 좋은 작품으로 남을 것이라는 강력한 느낌이 들었다”고 만족했다.
박진희도 출산 이후 3년 만이다. 복귀작으로 고민도 없이 ‘기억’을 고른 이유는 박찬홍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 박진희는 “감독님께서 다시 나를 찾아주셔 고민도 없이 결정했다”고 반겼다.
박진희는 김지수와 만날 수 없는 관계다. 박태석의 첫사랑이자 전처인 나은선 역을 소화한다. 나은선은 유복한 집안의 외동딸로 옳고 싫음이 명확한 촉망받는 판사다. 태석 사이에서 생긴 아이를 잃은 뒤 이혼했다. 하지만 태석이 알츠하이머에 걸린 뒤 기억을 잃고 찾아가며 몰랐던 진심을 알아간다.
색깔이 명확한 두 여자 김지수와 박진희 사이에서 기억을 잃어가는 이성민의 삼각 조합만으로도 이 드라마를 놓칠 수 없는 이유로 충분하다.
여기에 첫 드라마 출연인 이준호(2PM)가 박태석의 후배 변호사 정진으로 분해 확실한 조력자로서 ‘브로맨스’를 펼친다. 또 윤소희도 로펌의 사무원 봉선화를 맡아 톡톡 튀는 매력을 선보인다. 이기우도 로펌 재벌 3세 신영진으로 분해 세련되지만 잔인한 이기주의자 악역을 펼친다.
박찬홍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력이 너무 대단해 과거의 교만함 대신 배우면서 연출하고 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억’은 18일 오후 8시30분 tvN에서 첫 방송된다.
서민교 기자 11coolguy@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