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서민교 기자] 무전기를 통한 과거와 현재의 판타지 소통, 일촉즉발의 위기 협상 등 tvN 드라마는 참신한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새 드라마 ‘기억’의 소재는 잃어가는 기억을 담은 알츠하이머다. 최근 영화와 드라마에서 엿볼 수 있는 소재다. 신선하진 않다. 그런데 박찬홍 감독의 확신은 무섭도록 강렬하다. 그 이유는 소재를 뛰어넘는 배우들의 연기 덕분이다.
↑ 배우 김지수, 이성민, 박진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일구 기자 |
10일 왕십리 디노체컨벤션에서 tvN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기억’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박찬홍 감독은 자신에 대한 기억 대신 배우들의 기억을 앞세웠다. 박 감독은 “내 연출을 바꾼 대단한 연기”라고 배우들을 향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억’은 알츠하이머를 선고 받은 로펌 변호사 박태석(이성민 분)이 남은 인생을 걸고 펼치는 마지막 변론기이자, 삶의 소중한 가치와 가족애를 그린 드라마다. 박 감독이 복수 시리즈로 호평을 받아온 김지우 작가와 3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 감독은 이번 작품에 정해진 두 가지가 있었다. 인간에 대한 드라마를 만드는데 주인공은 40대로 정했다. 김 작가는 알츠하이머로 아이디어를 냈다. 그리고 tvN에서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박 감독은 “사실 40대 주인공인 드라마는 편성을 잘 안 해준다. 그런데 tvN에서 흔쾌히 좋다고 말해줘 의외였다. 고마웠다. 확실히 드라마에 자신감을 갖고 있구나라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면서 “우리를 믿어준 만큼 부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알츠하이머’라는 소재에 대해 진부함을 거부했다. 박 감독은 “알츠하이머 소재를 쓰려면 40대가 넘어야 하고 60대까지 가야 한다. 사실 그런 드라마가 잘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알츠하이머는 기억을 잃어가는 가장 슬픈 병이다. 이 같이 주위에 고난을 당한 사람이 꼭 있다. 고난을 당하는 순간 새로운 눈을 뜨게 된다. 행복과 환희에 넘치는 순간을 보게 된다”며 “그게 바로 기적이다. 고난과 슬픔이 클수록 행복과 기쁨과 환희도 더 커진다. 새로 눈을 뜨고 새로운 세상을 맛보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가장 큰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배우 김지수, 이성민, 박진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일구 기자 |
박 감독이 말하는 ‘기억’의 차별화는 특별할 것이 없다. 바로 드라마를 끌고 가는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믿고 보는 배우 이성민을 비롯해 오랜 만에 복귀하는 김지수와 박진희, 이기우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친다.
박 감독은 “처음 기획할 때보다 굉장히 만족스럽다”며 “과거 내가 교만했다면 지금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감탄하고 배우고 있다. 연기를 통해 연출을 배우고 있다고 할까”라고 자신을 낮추고 배우들을 극찬했다.
이어 “우리 드라마의 차별화는 연기를 너무너무 잘하는 빛나는 중년 배우들을 모시고 시청자들에게 연기의 기쁨을 맛보게 해드리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매 작품마다 명품 대사와 명품 배우를 남겼던 박찬홍 감독과 김지우 작가 콤비가 3년 만에 새롭게 써내려 가는 ‘기억’이 또 어떤 기억을 남길까. 오는 18일 오후 8시30분 tvN에서 첫 방송된다.
서민교 기자 11coolguy@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