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희 김현주 달달 애정신, 일부러 안 봤죠”
최근 호평 속에 종영한 SBS 드라마 ‘애인있어요’. 극중 ‘순정남’의 끝을 보여준 백석 역으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규한을 9일 만났다.
그는 극중 김현주(도해강/독고용기)를 끔찍하게도 짝사랑하는, 비운의 순정남이었다. 유쾌하고 장난스러운 매력이 돋보였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엔 애틋하면서도 진지한 연기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 남자의 유쾌함 뒤에 이렇게 탄탄한 내공이 숨어있었다니, 시청자들은 도미노처럼 매료됐다.
그는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안쓰러운 짝사랑남이었다. “힘들지 않았냐?”고 물으니 “실제였다면 일찌감치 헤어졌다. 아무리 사랑해도 백석처럼은 못 한다”고 손사래를 친다.
“처음 대본을 접하고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림이 그려졌어요. 작품 자체가 워낙 좋아 확신이 있었고, ‘백석’이라는 캐릭터가 꾸밈없어 매력적이었죠. 우리 드라마는 다양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데… 부부 간 사랑, 해서는 안 될 위험한 사랑, 외로운 짝사랑, 애증 같은 사랑 등등 어떤 형태로든 존재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에요. ‘백석’이라는 캐릭터가 그리는 사랑이 궁금했고, 좋았고 또 흥미로웠어요.”
둘 사이에 신경전은 없었을까. 이규한은 “없어도 너무 없었다”며 허허 웃었다.
“최진언과 백석이 참 다른 색깔의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분명히 접전 지점이 있어요. 이해할 수 있는 감정선이 있죠. 하지만 백석 입장에서는 결국 살아하는 사람을 진언에게 보내야 하니까, (두 사람이) 좀 얄밉긴 했죠. 진언과 해강이가 달달한 기운만 보여도 일부러 대본도 안 읽었어요. 나중에 물어보니 진희 형도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주변서 여친 얘기 그만 좀 하라고… 결혼은 아직”
질투심이 생길 정도로 몰입해 외사랑을 연기했으니, 여자친구 입장에선 다소 신경이 쓰였을 터. 연기를 본 여자친구의 반응을 물었더니 “전~혀 신경 안 쓰던데요?”라며 오히려 되묻는다. 정말 쿨~한 여자친구다.
“솔직히 연예인 애인을 두면, 일반인 입장에서는 이해하지 못할 부분들이 많을텐데, 제 여자친구는 굉장히 쿨해요. 오히려 관심이 너무 없을 정도죠.(하하) 기본적으로 제 일에 대해서 이해를 많이 해주고, 티도 잘 안내요. 여배우에 대해서는 기껏해야 ‘너무 예쁜데, 어느 피부과 다닌데?’ 정도예요. 애정신에 대해서도 일이니 상관없다고 하더라고요, 제 입장에서는 정말 고맙죠.”
1년 넘게 당당히 공개 연애를 한다는 건, 어느 정도의 확신이 있어서이지 않을까. 결혼 계획을 물었더니 “아직”이란다. 이유는 “아직 여자친구가 너무 어려서 결혼을 이야기 할 단계는 아니다”는 것.
“예쁘고 장점도 많은 친구인데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 친구 역시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서로 응원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무던하고 편안한 성격이라 일 이야기를 나누는 데 있어서도 거부감이 없고 유쾌하게 지내고 있어요. 다른 게 있다면 저는 여행 다니거나 돌아다는 걸 많이 좋아하진 않는데, 그 친구는 활동적이고 쾌활한 편이에요. 그런 면에선 가끔 구박을 받기도 하죠. 하하!”
공개 열애다운 솔직하고 명쾌한 답변이 이어졌다. 그는 “(여자친구가) 개인주의가 강해 남에게 관심이 없다. 미남배우보단 피부미녀 여배우에 관심이 많다”며 “덕분에 불필요한 싸움이 안 난다”고도 했다.
미소를 짓고 얘기하던 그가 문뜩 쑥스러웠는지 “아, 자기 얘기 좀 그만하라고. 기사 자꾸 나온다고 뭐라고 하기도 해요”라며 장난스럽게 마무리 한다.
“이번 작품이 특별한 건, 정말 오랜만에 설렜다고 해야 할까요? 사실 주변에서 워낙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체감인기나 시청률은 역대 최고였던 것 같아요. 찍으면서도 다음 대본이 계속 궁금했었거든요. 그래서 시청률을 떠나 함께 작업했던 배우들이 드라마에 대한 애착과 만족감이 정말 컸던 것 같아요. 그동안 너무 쉬지 않고 달려와서, 한동안 주변 사람을 챙기면서 휴식을 좀 취하려고 해요. 맛집도 많이 다니고, 못해 본 여가도 즐기고…다음 작품에서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악랄한 악역이도 좋을 것 같네요. 하하!”
한편, 이규한은 1998년 MBC 드라마 ‘사랑과 성공’으로 데뷔해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카이스트’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한다.
kiki2022@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