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악플러와의 전쟁’, 여전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
최근 배우 류준열은 뜬금없는 ‘일베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일베설’ 최초 유포자를 고소하기 위해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 tvN ‘응답하라 1988’과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등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의 입장에서는 큰 타격일 수 밖에 없었다.
류준열 이외에도 신세경, 김준수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이 겪는, 어떤 사실이 부풀려지거나 전혀 없던 일이 마치 사실처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일은 악플러들의 대표적 사례. 과거 故최진실은 “성형, 남자 관계 등 황당무계한 소문이 사실인 양 올라온 글들에 대해 화가 정말 많이 나서 극단적인 방법까지 써봤지만 그 싸움이 끝나고 나면 상처만 더 남았다”고 밝히며 소송을 통해 처벌을 내리더라도 남는 건 공허함, 상처뿐이라는 걸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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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과거에는 이런 악플에 대해 ‘왜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나’ 혹은 ‘어차피 해결되는 것은 없다’는 등의 사회적 기조로 인해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소속사 차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 대형소속사 관계자는 “법률팀, 매니지먼트팀, 홍보팀, 팬매니저팀, 기획지원팀 등 각 팀에 몇 명씩 이를 전담하는 이들이 존재한다”고 ‘악플러 사태’를 대비한 시스템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려 팬들에 ‘악플 제보’를 받고 있다. 처음에는 ‘얼마나 오겠나’는 마음으로 공지를 띄웠는데, 그 다음 날부터 메일이 쏟아져 들어와서 팬들도 이런 적극적인 대응을 바라고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팬들의 제보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소속사는 인력의 한계가 있어 최근의 악플들을 위주로 수집하는데, 팬들은 과거 악플 사례까지 모아놓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 소속사의 관계자는 “걸그룹들이 있기 때문에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걸 더욱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다. 법적으로는 성폭력 특별법 위법, 정보통신법 위반, 명예훼손, 모욕죄까지 전부 망라할 수 있는 악플들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전담 변호사와 상의하고 필요할 때에는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하기도 한다”고 말하며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악플의 존재를 전했다.
또한 “특정 ID가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등 악질적인 악플러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사실 당사 연예인들도 댓글을 다 찾아보는데 상처를 심하게 받고 있다. 아티스트 보호 차원으로 소속사에서 대응하고 있는데 더 강경하게 움직여 아예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마음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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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태연 SNS/씨제스엔터테인먼트 SNS |
배우 김가연의 경우 ‘악플러 전쟁’에서 꼭 언급되어야만 하는 인물. 그는 자신의 가족에 대해 악플이 쏟아지는 것을 보고 급기야 스스로 나서 악플을 수집하고 직접 고소했다. 악플 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로펌들이 존재하지만 김가연은 다른 이들을 거치지 않고 혼자서 이를 해결했다고. 김가연의 강경한 대처는 누리꾼 사이에서도 유명세를 탔고, 많은 이들이 이를 응원하면서 ‘김가연 관련 기사에는 악플을 달면 안 된다’는 불문율이 생겼을 정도다.
김가연의 사례는 그야말로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사례들은 몇 없다. 간혹 수사 협조가 원활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 한 소속사 관계자는 “악플러를 고소하고 싶어도 악플러의 IP를 추적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기도 하거니와 간혹 다른 사건들에 순서가 밀려 시간이 더욱 지연되기도 한다”며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검찰은 최근 이런 특정인에 대한 악성댓글이 늘어나는 추세를 주시하고, 악플에 ‘원칙적으로 기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도가 심한 욕설 댓글을 반복적으로 게시’ ‘성적 수치심’ ‘가족 구성원까지 비하하는 경우’ 등이 더욱 적극적으로 기소되는 대상에 속하게 된다.
김도경 변호사는 소속사, 법조계의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하지만 인터넷 포털의 노력도 필요할 것이라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인터넷 포털이 악플에 대한 자정 의무가 있다고 본다. 자체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자정노력으로 이런 악플들을 걸러내는 것도 필요한 조치이며, 상습범들에게는 형사 고소로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악플러 전쟁은 끝날 줄 모르고 있다. 여전히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이 악플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고무적인 것은 이제 소속사 혹은 연예인 본인의 적극적인 대처를 향해 많은 누리꾼들의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악플러가 처벌 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인터넷 문화가 조성돼야 더욱 성숙한 온라인 문화가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