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이 종영을 앞두고 여전히 논란 속에 넘실대고 있다. 막바지에 발표된 ‘치인트’ 제작진의 공식 입장은 이 파도를 잠재울 수 있을까.
지난 29일 ‘치인트’ 제작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의 각종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은 ”드라마와 관련된 좋지 않은 소식으로 드라마와 원작을 사랑해주신 팬 분들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또한 드라마에 참여해준 배우들께 불편함을 느끼게 해드려 죄송한 마음”이라고 공식입장을 전했다.
제작진은 앞서 원작 웹툰의 순끼 작가와 드라마 내용이 공유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이에 대해 이윤정 PD가 직접 사과를 해 일단락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편집을 향한 비판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전에 이미 완성된 15, 16화에 대한 양해의 말도 덧붙여져 있었다. 숱한 논란 끝에, 마침내 제작진이 직접 전한 첫 공식입장이었다.
↑ 사진=tvN |
하지만 이미 식어버린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인걸까.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사과에도 여전히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애초 제기됐던 유정 역의 박해진의 분량 문제나 순끼 작가의 ‘웹툰과 다른 결말로 가달라’는 요청이 묵살된 이유 등이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는 게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치인트’는 중반부터 백인호(서강준 분)와 홍설(김고은 분)의 사이로 초점이 맞춰지기 시작했고, 초반에 추구했던 ‘로맨스릴러’나 홍설의 심리를 따라가는 ‘치열한 심리극’과는 거리가 멀어져갔다. 웹툰 속에서 유정과 홍설 사이에 있었던 일이 백인호와 홍설로 둔갑하는 등의 사례들 때문에 박해진의 분량에 대한 항의가 더욱 거세지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는 꾸준히 이런 항의들이 이어졌지만 제작진은 늘 묵묵부답이었다. 반 사전제작 시스템이어서 이미 촬영을 끝낸 ‘치인트’ 제작진에게는 어떤 말을 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순끼 작가가 블로그를 통해 공개적으로 ‘치인트’ 제작진과의 불통을 폭로하고, 박해진이 인터뷰에서 직접적으로 블만을 표출한 후에야 입장을 발표한 것은 자칫 ‘시끄러워지니 이를 잠재우려고 궁여지책으로 발표한 입장’이라고 인식될 위험이 있다.
제작진에 배우 분량에 대한 시시비비나 편집 방향 등에 대해 일일이 해명 혹은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분명 지나친 처사다. PD가 자신의 색깔로 빚은 작품인데, 이게 시청자와 통하지 못했다면 단지 역량 부족이거나 시행착오일 뿐, 이게 ‘사과’를 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진작 시청자들의 불만을 귀 기울여 듣고, 이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소통’이 진행됐다면 지금의 상황은 면할 수 있지 않았을까. 방법은 많았다. 드라마 중반 즈음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기자간담회도 있었고 하다못해 보도자료를 활용할 수도 있었다. ‘사과’를 할 필요는 없었지만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해결해주고, 부족한 점은 인정하는 과정이 진작 진행됐다면 지금처럼 공식입장이 ‘궁여지책’으로 비춰질 일은 피할 수 있었다.
흔히들 사전제작 드라마의 단점으로 ‘시청자들과의 소통이 어렵다’는 점을 꼽는다. ‘치인트’ 또한 반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금의 사태를 더 피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한발 늦은 사과 대신 시청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미리 양해를 구했으면 더욱 ‘훈훈한 결말’을 만들 수 있었다는 점이다. 종영을 단 1회 앞둔 ‘치인트’, 그들의 사과는 한발 늦었던 걸까. 말 많고, 탈 많았던 ‘치인트’의 마무리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