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막을 내렸다. 모두의 염원처럼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남우주연상을 처음으로 안았고, 시상식이 개최되기 전부터 시끄러웠던 ‘백인잔치’ 논란도 나름 그들의 방법으로 대중들과 다시 소통을 시도했다. 발목을 잡은 건 이번 시상식을 단독 생중계한 CGV의 동시통역.
이전까지는 자막 해석으로 시상식을 중계했던 CGV가 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더빙, 즉 동시통역으로 중계를 시도했다. 이는 시청자들을 위해 조금 더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시도였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배우의 목소리와 동시 통역사의 목소리가 뒤엉켜 버리자 시청자들은 의미를 전달 받지 못해 불만을 표출했다. 뿐만 아니라 일부분은 아예 통역이 되지도 않아 불평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수상자들의 ‘고마운 사람들’ 목록을 자막으로 대신 함으로써, 긴 수상소감 시간을 대폭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이런 시도에 오히려 CGV의 중계는 한 발 퇴보한 듯 보였다. 차라리 CGV의 중계가 아닌 유튜브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막이나 통역 없이 보는 게 낫다는 의견이 등장할 정도였다.
지난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동시통역이 문제가 된 때가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나 아카데미 시상식 모두 영화인이나 영화를 즐기는 팬들에게는 일 년에 한 번 손꼽아 기다리는 축제의 현장이다. 하지만 이런 축제의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소통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즐거움이 당연히 감소할 수밖에 없어 아쉬운 부분이다.
이에 대해 채널 CGV 관계자는 “동시통역과 관련하여 아카데미 시상식의 경우, MC나 출연자들의 멘트가 많고, 말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자막으로 내용을 잘 전달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었다. 또, 실시간으로 번역을 하여 자막으로 옮겨야 하다 보니 자막이 너무 늦게 뜬다는 시청자들의 불만이 많아 올해에는 동시통역으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CGV의 단독 생중계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즐기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동시통역 역시 시청자들을 위한 배려로서 박수 받아야 마땅하다. 다만, 이런 선의가 대중에게 불편을 준다면, 이는 개선돼야 하는 대목이다. 내년에는 대중을 향한 CGV의 노력이 인정받길 희망한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