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소속사 이적은 타이밍’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 시간을 오래 끌어서도, 짧은 시간에 선택해서도 안 되는 중요한 결정이다. 특히 소문이 빠르고 바닥이 좁은 업계 특성상 소속사를 옮기는 데에 있어 자칫 방심하다간 이른바 ‘낙동강 오리알’ 되기 일쑤다. 또한 전 소속사와 내용 증명을 보내며 공방전을 겪는 등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2013년 MBC ‘오로라 공주’로 인기를 얻었던 서하준은 전 소속사 크다컴퍼니와 계약 분쟁으로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 제재를 받는 등 큰 갈등을 겪었다. 서하준 측은 당시 크다컴퍼니와 전속계약이 체결된 바 없다며 연매협의 조정 절차에 의한 합의금 3억원이 부당하다고 주장했고, 크다컴퍼니 측과 연매협은 이 같은 주장은 허위며 양측이 적법한 합의서를 작성해 이상 없음을 확인한 후 날인했다고 반박했다.
↑ 사진=MBN스타 DB |
이 문제로 서하준은 무려 10개월 넘게 연예활동을 중단해야만 했다. 그는 최근 SBS ‘내 사위의 여자’ 제작발표회에서 “사건은 잘 마무리 됐고 그런 시간으로 한층 더 성숙해졌다. 현장이 정말 고팠지만, 보탬이 되는 시간이었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지만, 소속사 이적의 매끄럽지 못한 사례로 남은 건 부인할 수 없었다.
클라라는 소속사 이적 문제로 법적공방전까지 치러야 했다. 그는 전 소속사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부존재 소송을 제기하며 이규태 일광 폴라리스 회장으로부터 성희롱 및 협박을 당했다고 폭로했지만, 이후 한 매체가 클라라와 이회장 사이 오간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이후 양측은 소를 취하하면서 사건은 종결됐고, 클라라는 아버지 이승규와 함께 코리아나 클라라란 1인기획사를 설립, 활동을 재개했다.
황승언도 계약 만료를 앞둔 시점에서 소속사 얼반웍스이엔티와 갈등을 빚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얼반웍스 측은 “황승언에게 인적, 물적 자원을 아끼지 않고 지원했지만 광고계약 및 촬영 거부, 무단 스케줄 변경, 잦은 스태프 교체, 매니저 인격모독 등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거듭했다”고 주장했고, 전속계약 분쟁 배후설까지 제기돼 사태가 심각해졌다. 이후 지난 1월 말 얼반웍스 측은 “연매협 조정중재에 따라 오랜 노력 끝에 합의점을 찾고 각자의 길을 가는 것으로 분쟁을 매듭지었다”고 종료를 알렸다.
분쟁까지 가진 않았지만 현 소속사와 이적할 소속사를 두고 저울질하다 곤란한 처지에 놓이는 경우도 있었다. 배우 A씨는 B 소속사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스톡옵션, 고급차량 지원, 터무니없는 수익 배분 재조정 등을 요구하면서도 C 소속사의 물밑작업에 응한 일명 ‘양다리’ 유형에 속했다. 그러나 그의 저울질은 오래가지 못했다. A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던 B 소속사는 C 소속사와 접촉했다는 소리에 재계약을 포기했고, C 소속사마저 A와 계약 체결을 없던 일로 했기 때문. 결국 A는 그야말로 구천에 떠돌게 됐다.
배우 D는 현 소속사 대신 연인이 소속된 기획사를 기웃거리다가 큰 코 다친 케이스. 그는 최근 타이틀롤을 맡으며 주목받기 시작하자 신인 때부터 몸담았던 소속사와 잦은 마찰을 빚었고, 연인과 스스럼없이 공개 데이트를 하는 등 눈에 벗어나는 일을 종종 행했다. 이는 곧 다가오는 계약 만료 시기에 맞춰 이적을 하려는 계산이었지만 일은 뜻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현 소속사에 잔류를 선택하면서 그동안 쌓은 신뢰만 잃게 됐다.
반면 소속사의 횡포 때문에 거취 문제를 조심히 다루는 스타들도 많다. 배우 E씨는 계약 만료를 몇 달 앞둔 상황에서도 섣불리 다른 회사를 알아보지 못했다. 쉽게 움직였다간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기 쉽고, 소속사로부터 어떤 불이익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 그는 “이적 문제는 단시간 내에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거취에 대한 소문만 나게 되고 현 소속사와 사이도 틀어질 위험이 크다”며 계약 기간 내에 불성실한 케어, 작품 활동의 고의적 방해 등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