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새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이 톡톡 튀는 캐릭터들로 풍성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지난 27일 오후 첫 방송된 ‘가화만사성’에서는 자장면 배달부로 시작해 최고의 중국집을 개업하게 된 봉삼봉(김영철 분) 일가의 이모저모가 그려졌다.
이날 봉삼봉은 오랜 세월동안 염원했던 중국집을 개업했다. 가족들이 총출동해서 ‘가화만사성’의 개업을 도왔고, 봉삼봉은 ‘가화만사성’의 간판을 닦으며 감격적인 눈물을 훔쳤다. 그의 아내 배숙녀(원미경 분)은 개업에 기뻐하면서도 그의 곁을 지켜준 자신에게는 고맙단 말 한 마디 없는 남편에 섭섭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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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가화만사성 방송 캡처 |
봉삼봉의 첫째 아들 봉만호(장인섭 분)는 또 여자에 집적대다 아버지에 딱 걸려 동네 망신을 당할 뻔 했으나 우직한 아내 한미순(김지호 분)의 중재로 겨우 큰 화는 면했다. 한미순은 봉가의 ‘최고 일꾼’에 늘 사고만 치는 봉만호를 감싸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모두가 유쾌하게 웃으며 개업을 준비하는 그 시각, 봉가네의 첫째딸 봉해령(김소연 분)은 고된 시집살이와 차가운 남편의 등살에도 꿋꿋이 버티며 웃고 있었다. 봉해령은 첫 아이를 잃은 후 다시 아이를 가지길 원하는 시어머니 장경옥(서이숙 분)과 자신을 자꾸만 밀어내는 대기업 본부장 남편 유현기(이필모 분)의 사이를 오가며 힘든 나날을 참아내야만 했다.
그럼에도 봉해령은 늘 웃음을 잃지 않았다. 아버지의 ‘가화만사성’에 들러 가족들의 얼굴을 볼 때에는 아무 일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다리 한 가운데에서 자신에게 내리라 하고 가버린 시어머니의 행동에도 남편에 “아무 일 없다. 어머니와 함께 있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가화만사성’의 가족에도 큰 일이 닥칠 예정. 가게를 열 준비를 하던 봉삼봉이 ‘가화만사성’ 입구에서 아기를 발견하고, 곧 주세리(윤진이 분)가 나타나 봉만호에게 “당신의 아들”이라는 폭탄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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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C |
이처럼 ‘가화만사성’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온다. 봉가네부터 봉해령의 시댁, 봉해령과의 잦은 우연으로 향후 러브라인을 그려낼 기미를 보이는 의사 서지건(이상우 분)까지 첫 회에 총출동하며 드라마의 등장인물과 갈등 구조의 윤곽을 만들어냈다.
자장면만 알고 늘 아내에 윽박지르는 봉삼봉과 그런 남편의 곁을 한결같이 지켰던 배숙녀, ‘가화만사성’의 바지사장 봉만호와 그의 우직한 아내 한미순, 새롭게 아이를 안고 나타난 주세리, 봉해령과 사이가 좋았지만 아이를 잃은 후 급속도로 멀어진 남편 유현기, 그리고 그런 봉해령과 묘한 인연을 이어가는 서지건 등 각 캐릭터가 혼자 돋보이는 경우는 없었고, 비중이 작다고 느껴지는 캐릭터도 없었다.
종종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드라마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캐릭터들이 있기 마련. 하지만 ‘가화만사성’은 각 캐릭터들에 사연을 부여하며 ‘가화만사성’이라는 큰 틀 안에서 더 풍성한 이야기로 녹아나도록 만들었다. 언뜻 보기엔 역할이 크지 않은 봉삼숙(지수원 분)과 봉삼식(윤다훈 분)도 ‘아빠처럼 오빠를 믿고 자란 응석받이들’이란 캐릭터 설정이 이들의 개성있는 연기를 이끌 뿐 아니라 가족들과 융화된 장면에 자주 등장하며 결코 ‘작은 혁할’이라고 느껴지지 않게끔 만든 식이다.
또한 아이를 잃고 시어머니와 남편 사이를 위태롭게 오가는 봉해령의 사연도 안타까움과 공감을 충분히 이끌어내고, 철없는 남편 봉만호를 늘 감싸는 한미순도 참 미련하다 생각되지만 “이 가게 사장이고 아이 아빠에요”라고 말하는 그 한 마디를 통해 깊은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 억지스러운 설정이 없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드라마에 속도감까지 붙어 첫회는 흥미로웠다는 평가가 많다.
억지 없이, 자극적 설정 없이 시작한 ‘가화만사성’은 연기 베테랑들이 모여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결심한 작품인 만큼 끝까지 ‘무공해 가족극’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과연 ‘가화만사성’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