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감정은 활화산 같다. 언제 터질지 모른다. 그 감정을 터트리게 하는 상대를 만난다면 폭발하고 만다.
결혼한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일 듯하다. 특히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이라면, 또는 결혼 생활이 행복하지 않다면 다른 사랑으로 채워지기도 할 것 같다. 영화 ’남과여’(감독 이윤기)를 보면 그렇다. 결혼은 했지만 채워지지 않은, 상처 가득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관객의 마음을 흔든다.
사실 불륜이라는 눈으로 바라보는 게 정상이다. 가정이 있는 남자와 여자. 각자의 작은 상처를 치유하고자 찾은 핀란드에서 눈이 맞았다. 아니, 눈이 맞았다기보다 서로의 상처를 알아보게 됐다고 해야 할 듯싶다. 그렇게 사랑은 시작된다.
정신적으로 아픈, 각자의 아이를 핀란드 국제학교 캠프 버스에 태우고 떠나려는 길. 아들이 걱정되는 상민(전도연)은 기홍(공유)에게 캠프장에 가보자고 하고, 남자는 이에 응한다. 버스를 뒤따르다 폭설을 만나 멈춰야 했던 두 사람은 운명 같은 끌림에 하룻밤을 보낸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자석같은 끌림이 이어진다. 여자는 밀어내지만 남자는 집착에 가깝다 생각할 정도로 다가온다. 여자가 점점 마음을 열고 그 간극을 좁혀갈 때쯤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각자 아픈 사연의 가정이 있으니 당연하다.
영화는 복잡 미묘한 남녀의 감정을 잘 표현했다. 감독의 연출력도 좋지만 배우들의 호흡이 잘 어울린 덕이다.
’멜로의 여왕’ 전도연의 복귀는 무척이나 반갑다. 예전 느낌 그대로다. 영화 ’용의자’로 상남자 변신을 했던 공유는 위약한 남자로 돌아왔다. 공유가 이렇게 섬세한 남자인지, 또 이리도 멜로에 적합한지 놀라며 새로운 매력을 느끼는 여성팬들이 많을 것 같다. 둘의 케미스트리가 전혀 새롭게 다가온다. 왜 이제야 만났다 싶을 정도다.
베드신과 정사신은 생각보다 수위가 높지 않다. 말초신경만을 자극하려 하지 않은 듯 섬세하게 조정했다. 자동차 안에서의 정사신은 과감하게 드러냈다고 하는데 과하지 않아 좋다.
눈 덮인 핀란드의 풍광도 적대감과 경계심을 녹여 버린다.
사랑의 감정은 변곡점을 찍고 내려가기 마련이다. 결혼한 이들 중 혹자는 ’사랑’과 ’의리’를 동의어로 본다. 이들에게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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