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저씨’ 첫방①] 흡인력 100%,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MBN스타 이다원 기자] 흡인력 100%인 드라마가 등장했다. 생을 마감한 두 남자가 선남선녀로 환생한다는 판타지적 소재의 SBS 새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가 그 주인공이다. 다소 황당할 수 있는 소재임에도 리얼리티를 충분히 반영해 공감 백배의 드라마로 안방극장에 첫 인사를 건넸다.

24일 오후 방송된 ‘돌아와요 아저씨’에서는 김영수(김인권 분)와 한기탁(김수로)의 사망 이유와 전혀 다른 인물로 환생하는 과정이 빠르게 전개됐다.

↑ 사진=SBS

극 중 김영수와 한기탁이 환생한다는 설정은 판타지에 불과했지만 개연성을 바탕으로 한 이들의 생전 일상은 이 모든 설정을 잊게 할 정도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백화점 만년 과장 김영수가 가족과 생계를 위해 온갖 수모를 견뎌내며 살아가는 현실은 오히려 저승만도 못했다. 결혼기념일에 아내와 오붓한 시간을 갖기는커녕 상사의 처삼촌 장례식장에서 수발을 들어야만 했고, 결렬된 계약건을 성사시키기 위해 구토할 정도로 뛰어가 상대측 마음을 되돌리며 회사에 충성을 바쳤다.

그러나 돌아온 건 어이없는 죽음뿐. 그는 백화점 외벽에 붙은 현수막이 바람에 위태로워보이자 옥상으로 올라가 이를 고치려다 그대로 추락하고 말았다. 회사를 위해 열심히 살아온 그지만, 그의 죽음 앞에는 ‘자살’이란 딱지만 남았을 뿐이다.

주먹세계에서 손 씻고 셰프로 갱생한 한기탁의 삶 역시 다르지 않았다. 오로지 손맛 하나로 가게를 성공시켰지만, 그를 돌봐줄 가족 하나 없어 조직 부하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상황.

여기에 예전 연정을 품었던 이연(이하늬 분)이 돌연 찾아와 그의 인생을 흔들었다. 재벌2세와 이혼한 유명 톱배우지만 전 남편이 조작한 스캔들로 괴롭다며 이를 해결해주길 부탁했고, 한기탁은 그의 청을 들어주다가 전 남편의 음모로 목숨을 잃게 됐다.

이후 김영수와 한기탁은 이렇게 쉽게 죽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천국으로 가는 기차에서 뛰어내렸고, 운 좋게 꽃미남 점장 이해준(정지훈 분)과 절세미녀 한홍난(오연서 분)으로 환생했다.

이처럼 ‘돌아와요 아저씨’는 다소 극적인 소재와 일본 원작의 낯선 느낌을 개연성 있는 전개로 커버하는 데에 성공했다. 위화감이 느껴지거나 억지스러운 장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시청자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건 배우들의 공도 컸다. 3040 샐러리맨 가장들의 서러움을 대변한 김인권과 권력층에 희생당한 김수로는 한 장면 한 장면 보는 이를 감탄케 할 정도로 열연을 펼쳤다. 또한 김영수의 아내 신다혜 역을 맡은 이민정도 이전의 발랄한 느낌을 모두 벗고 현실적인 주부의 삶을 차분히 보여줬다.

잘 차려진 밥상에 예쁜 수저 한 벌을 올려 완성도를 갖추는 건 이제 정지훈과 오연서의 몫이다. 2회부터 본격 등장을 알린 두 사람이 드라마를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