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서민교 기자] tvN 예능 ‘꽃보다 청춘’(이하 ‘꽃청춘’) 시즌4. 아이슬란드에 이어 이번엔 아프리카다. 하지만 행선지가 머나 먼 아프리카로 정해지기 전, 나영석 PD의 감각적이고 날카로운 ‘촉’은 쌍문동을 향해 있었다.
‘꽃청춘’ 시리즈 중 이토록 주목을 받은 시리즈는 없었다. 절대적인 이유가 있다. 전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흥행이 불러온 ‘쌍문동 4형제’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의 힘이다.
나 PD, 그의 촉은 왜 그곳에 꽂혔을까. 아이러니하게도 나 PD의 촉은 단지 ‘순진’에서 비롯돼 ‘순수’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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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정일구 기자 |
사실 나 PD가 ‘쌍문동 4형제’에 눈독을 들인 시기는 ‘응팔’이 대박을 치기 전의 일이다. ‘꽃청춘’은 연속 두 편으로 기획을 해놓은 상태. 때마침 TV에서는 ‘응팔’ 첫방송이 시작됐다.
나 PD는 ‘응팔’ 연출을 맡은 신원호 PD에게 물었다. “이번에도 잘 될 거 같아? 잘 될 것 같으면 저 친구들 몸값 비싸지기 전에 미리 스케줄 빼놓자.” 하지만 신 PD도 확답을 못했다.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응팔’ 첫방송을 본 나 PD의 결정은 빨랐다. 나 PD는 ‘응팔’ 첫방송이 끝난 뒤 곧바로 신 PD에게 연락했다. “저 친구들을 데리고 가자!”
이후 일사천리로 섭외를 시작했다. 쌍문동 4형제에게는 꼭꼭 비밀로 숨긴 채 납치(?) 작전은 계획적으로 매우 체계적으로 진행됐다. 그 사이 ‘응팔’은 역대 시리즈 중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뒀다. 나 PD의 ‘촉’이 또 통한 것이다.
“몸값이 더 비싸지기 전에”라는 섭외 이유는 물론 농담이다. 나 PD의 쌍문동을 향한 시선은 ‘순수함’에 끌렸다.
나 PD는 “이 친구들의 풋풋한 이미지가 너무 좋았다. 연예인이라기보다 일반인 동생 같은 친구들? 그래서 섭외했다”고 진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나 PD는 “사실 참 순진하게 정했다. ‘응팔’에서 이렇게 캐릭터가 잘 잡히고 드라마가 잘 될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냥 ‘파릇파릇한 신인 배우들이구나’라고 생각했다. 큰 생각 없이 라인업을 정하고 두 달 전부터 매니지먼트와 스케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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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J E&M 제공 |
여기서 또 하나의 궁금증이 풀린다. 이동휘와 류혜영, 최성원은 왜 이번 여행에 초대 받지 못했을까. 나 PD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캐릭터들이 점점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미리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쉽게 못 데려가게 된 것이다. 나도 눈치를 보고 미안했지만, 이 친구들이 더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안타까운 속내를 밝혔다.
‘꽃청춘’에 대한 나 PD의 핵심 기획 포인트는 두 가지다. 사람 그리고 장소다. 나 PD는 “항상 포맷이 똑같다. 사람이 바뀌고 지역이 바뀌는 것이 우리 프로그램의 전부”라고 말한다.
나 PD는 쌍문동 4형제를 두고 “요즘 애들”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직업이 연예인이라고 말해야 하는데 일반인, 학생, 연예인 등 모호한 경계에 서 있는 친구들이었다. ‘꽃청춘’에 어울리는 물음표 같은 친구들이었다. 정말 ‘요즘 애들’이라고 표현을 했다”며 “솔직하게 말과 행동을 하는 이런 청춘이 있다는 것을 과감 없이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사람을 돋보이게 만들 배경인 아프리카는 ‘쌍문동 4형제’를 꼭 닮았다는 것이 최종 장소 결정의 배경이다. 김대주 작가는 “이 친구들은 드라마가 잘돼서 누구나 아는 사람들이지만,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마찬가지다. 아프리카는 다 알고 유명하지만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나 책자도 별로 없다”면서 “알고 있던 것과 다른 새로운 점을 계속 발견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아프리카와 닮았다”고 설명했다.
나 PD는 이번 여행에서 “멋진 말이나 감동적인 말은 없었다”고 했다. 대신 “조금 재밌지 않고 심심하더라도 그저 진실 된 여행의 일부로 너그럽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그리고 덤, 나 PD는 “신기할 정도로 ‘응팔’에서 보던 그 모습과 싱크로율이 100%였다”고 귀띔했다.
tvN 예능프로그램 ‘꽂청춘-아프리카’는 19일 오후 9시45분 첫 방송 된다.
서민교 기자 11coolguy@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