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순정' 남자주인공 범실 役
"17살 고등학생 때와 정말 비슷"
"내 첫사랑, 슬프고 우울한 감정이 남았죠"
"내 안의 것을 꺼내 들려드리고 싶어요"
"아이돌 멋져야만 한다는 편견 싫어요"
아직 아이 같이 순진해 보이는데 본인은 "더는 순수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성인이 됐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크다. 소년과 소녀의 애틋한 첫사랑과 다섯 친구의 우정을 다룬 영화이니 '순정남'을 목표로 해야 할 텐데, 이리 밝혀도 되는 걸까.
영화 '순정'(감독 이은희, 24일 개봉 예정)으로 스크린 공략에 나서는 아이돌그룹 엑소 멤버 디오 도경수(23) 얘기다. "순수하고 풋풋해 보이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의 범실이는 현재의 저와는 많이 비슷한 것 같진 않아요. 17살 고등학생 때를 생각해 보면 진짜 닮았어요. 현재와 비슷한 건 특정한 누구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것 정도가 닮은 것 같긴 하네요.(웃음)"
도경수는 '순정'의 범실 역할을 위해 첫사랑 경험을 떠올렸다. "사실 제 첫사랑은 풋풋하거나 행복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남아있는 건 슬프고 우울한 감정이죠. 왜 그랬을까 생각해봤는데 아마 행복했던 건 처음 시작이었고, 마지막 이별이 슬프고 우울한 검정이니 그게 더 크게 남은 것 같아요. 후반부 범실이의 감정이 아마 저와 비슷한 것 같아요."
특히 극 중 수옥(김소현)과의 우산 키스 신은 팬들에게 회자될 것 같다. 현장에서도 의견이 갈렸던 장면이다. 도경수는 "시나리오를 보고 생각도 못 해본 장면인데 우리 영화 '순정'과 잘맞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며 "수옥이를 아껴줘야겠다는 마음과 범실의 수줍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잘 담긴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영화 '카트'(2014)로 처음 연기 경험을 한 '신인 연기자' 도경수는 예사롭지 않은 연기를 선보였다. 이후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도 연기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고, 영화 '형'(5월 개봉 예정)에서도 주연을 따냈다. 어떻게 연기하는지 물으니, "어떤 작품이나 배우의 연기를 참고하지 않는다"고 했다. "무언가를 참고하면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연기 선생님들에게도 배워봤지만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게 불편했다. 도경수는 "실제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그 속에 들어가 눈동자나 행동 표정 하나하나를 현실에서 연습해 본다"며 "남이 아닌 내 이야기를, 내 안의 것을 꺼내서 들려드리자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4년 전, 2년간 연습생 시절을 거친 뒤 가수로 먼저 데뷔한 도경수. 아쉬운 마음도 털어놨다. "단역부터 경험을 쌓아보고 싶었는데 엑소라는 타이틀이 있으니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엑소가 정말 좋은 기회인 건 알지만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한 이유죠.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실망하게 하면 안 되니까요."
도경수는 "공교롭게도 이제껏 참여한 작품에서 과거에 대한 아픔이나 상처, 닫혀있는 캐릭터들을 연기했는데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순정'의 개덕이(이다윗) 같은 재미있는 역할이나 악역을 경험하고 싶다.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보면서 톰 하디의 연기를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보고 순하게 생겼다고 하는데 내 안에는 그런 면만 있지는 않다. 분노와 나쁜 감정들을 억누르고 있는데 카메라 앞에서는 극대화해 폭발 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흔히 아이돌은 멋져야만 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런 게 너무 싫어요. 뽀글머리에 살도 많이 찌워야 한 개덕이 역할도 해보고 싶은 걸요. 하고 싶은 연기를 마음가짐이 달라지지 않고 계속 연기하는 게 멋진 것 같아요. 물론 회사(SM엔터테인먼트)하고는 이야기해봐야 하겠지만요. 하하하."
"진짜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불려주고 수식어가 달리면 정말 고마울 것 같아요. 현재의 도경수는 절대 가질 수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