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궁금했다. 데뷔 18년차 아이돌인 신화의 메인보컬, 솔로 앨범을 낸지도 10년이 지났다. 가만히 있어도 중간은 갈 수 있는, 지금까지 신혜성이 쌓아온 커리어다. 그에게 잘 어울리고 잘 할 수 있는 발라드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근데 신혜성이 댄스곡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것도 신화가 아닌 혼자서 말이다. 왜 댄스곡으로 준비했냐는 질문이 가장 먼저 나왔다.
“작년이 솔로로 제가 데뷔한 지 10년이 된 해였다. 신화로 댄스그룹이긴 하지만 솔로로는 발라드 가수였다. 제 본연의 모습, 발라드를 부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10주년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작업을 했는데 새로운 모습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안 보여줬던 걸 생각해보니 신화로는 있지만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보여준 적이 없었다. 그래서 방향을 틀었다. 그 전까진 제가 하고 싶었고 좋아했던 음악을 했다면 이번엔 팬들이 이런 걸 하면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다.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었고 그래서 앨범 타이틀도 ‘딜라잇’(delight)이다.”
↑ 사진=라이브웍스컴퍼니 제공 |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 신혜성의 바람이었다면 제대로 통했다. 신혜성은 타이틀곡 ‘로코드라마’를 통해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멤버 없이도 무대를 꽉 채웠고 원숙미 넘치는 모습이 엿보였다. 특히 의자 안무의 원조인 신화를 떠올리게 하는 의자 퍼포먼스가 포인트다.
“신화하면 의자 안무의 원조라고 할 수 있고 상징성도 있어서 의자 퍼포먼스를 넣었다. 메인 포인트 안무는 손으로 꽃 모양을 만드는 춤이 있는데 꽃춤이라고 부른다. 신화로 18년을 활동하면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신화와의 연결고리가 있다. 신화의 안무와 저보다 먼저 솔로로 활동한 전진의 안무 포인트 부분도 ‘로코드라마’ 퍼포먼스에 들어있다. 이어진다는 느낌을 주려고 했는데 팬들에게도 재미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사실 신화하면 댄스 퍼포먼스가 강한 그룹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그 안에서 신혜성은 춤을 잘 추는 멤버가 아니다. 체력적으로나 6명이서 하던 퍼포먼스를 혼자서 하는데 부담감이 있을 것이다. 신혜성은 세세한 동작 보단 무대 전체를 평가해달라고 부탁했다.
“무릎을 예전에 수술 받아서 조심해야하는 부분은 있지만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 사실 제가 전진이나 민우처럼 춤을 잘 추는 멤버가 아니기 때문에 고민을 했지만 결론은 저한테 잘 어울리는 한다면 무대를 채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음악도 강렬하고 파워풀하기 보단 그루브한 느낌으로 찾았고 다행히 안무가가 선이 사는 춤을 찾으면 잘 맞을거라고 하더라. 혹시나 신혜성은 춤이 어설프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무대에 잘 어울리는지, 전체 무대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신화가 아닌 솔로 가수 신혜성으로 발을 내딛은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첫 앨범인 ‘오월지련’은 신혜성 스스로도 심장 같은 음반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애착이 컸다. 신화 활동을 하면서도 꾸준히 솔로 앨범을 발표했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솔로로 앨범을 낼 수 있다는 사실에 신혜성은 감사했다.
“사실 앨범을 내는 건 3년이나 됐더라. 시간이 빠르게 간 느낌이 들었다. 돌이켜 보니 긴 시간이긴 한데도 공연을 하고 새 앨범을 낼 수 있다는 것, 10년을 했는데 새로운 걸로 놀라게 해줄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10년이 빨리 지나갔으니 앞으로 10년을 더 하고 싶다.”
그 원동력을 신혜성은 팬들에게 돌렸다. 자신은 하고 싶은 음악을 했을 뿐이지만 팬들이 좋아해주고 들어줬기 때문에 지금까지 솔로로 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팬들을 위한 이번 앨범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 솔로로 활동을 하면서 해오지 않았던 음악방송이나 예능프로그램에 나갔고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 방송을 한 이유도 팬들과 더 가깝게 만나기 위해서였다.
“오그라들지만 팬들 때문에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 전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왔는데 그걸 계속 하는 건 들어주고 응원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할 수 있었다. 저 혼자만 고집할 수만은 없는 거다. 그래서 ‘딜라잇’은 그분들을 위한 앨범이라고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제가 쑥스러워서 하지 못했던 걸 하는 게 포인트다. 혼자서 무대에 서고 방송에 나가는 게 아직도 쑥스럽다. 데뷔 18년인데 무슨 도전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어색하고 쑥스럽지만 뭔가 해보려고 노력을 했다는 게 팬들에겐 기쁨이 되었으면 한다.”
팬들을 위해 음악적 변화에 다양한 루트로 활동까지 시도했던 신혜성의 팬서비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바로 오는 2월20일부터 데뷔 이래 처음으로 소극장 장기 콘서트를 선보이는 것. 그 어느 때보다 새롭고 바쁘게 움직이는 신혜성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사실 횟수도 8회라서 많이 하는 분들에 비해서 길다고 할 수 없지만 저한텐 가장 긴 공연이라 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주말마다 팬들을 만날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 또 제 공연이 끝나면 3월에 신화 콘서트를 한다. 멤버들과 앨범도 논의 중이다. 올해 일복 터진 한 해가 될 것 같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