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유연한 게 강한 거죠. 제게도 섬세한 면이 많아요.”
키 180cm에 건장한 체구, 한눈에 봐도 ‘상남자’ 포스가 물씬한 MBC 서인 아나운서의 입에선 의외의 말이 흘러나왔다. 남자답지만 때론 섬세한 성격이라며 자신을 설명했다. 이어 ‘서인’을 한 단어로 요약해달라 하니 단번에 대답했다.
“‘남자’요! 남자답게 사는 것이 행복하게 사는 거라서, 그렇게 정의하고 싶어요.”
어떤 점에서 남자다우면서도 유연한지, 서인의 매력을 파헤쳐봤다.
↑ 디자인=이주영 |
◇ 키워드 총평 : 젠틀맨 서인, 올해엔 좋은 소식 기대할게요~
키워드1.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을 뽑으라 하니 주저없이 아나운서가 된 걸 답했다.
“가장 잘한 건 MBC에 들어온 거죠. 아나운서가 된 것에 자부심이 있거든요. 어릴 적부터 무대 위에 서는 게 참 좋았는데 아나운서가 가장 잘 맞는 직업이었어요. 물론 그땐 언강생심 꿈도 못 꿨지만요. 하하. 원래 꿈이 아나운서는 아니었어요. 대학교를 갔을 땐 교수가 되고 싶었죠. 학부 마치고 유학을 가려고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어요. 취직을 해야했는데 방송을 하는 직장인이 되고 싶었죠. 재미있고 품위 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그게 딱 아나운서였어요. 당시 한창 잘나가는 선배가 김성주, 손석희였는데, 진짜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후 저도 운좋게 MBC에 입사하게 됐고요.”
키워드2. 나의 원동력, 경험
브라운관 속 서인은 늘 자신만만하다. 호탕한 웃음, 재치 있는 진행에 젠틀한 무게까지 모두 갖췄다. 그에게 자신을 지탱하는 원동력을 물었다.
“제 원동력 중 하나는 경험이죠. 많이 경험해보고 나름 힘든 시간을 보내니 더 강인해진 것 같아요. 또 하난 제가 생각하는 게 맞다고 여기는 거예요. MBC라는 울타리 안에서 방송이라는 큰 권력을 제게 빌려준 거니 사회에 정의롭게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거창하게는 아니더라도 시청자에게 웃음을 한번이라도 준다면 저도 보는 사람도 좋은 거잖아요?
키워드3. ‘출발 비디오 여행’ 새 MC
최근 MBC ‘출발 비디오 여행’의 새 MC로도 합류했다. 영화 전문 프로그램이라 부담도 적지 않을 터.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어떻게 임할지 두 가지로 정리했어요. 첫째는 영화를 만든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고 메시지를 읽어 전달하자. 또 하나는 관객 입장에서도 작품을 보고 원작자와 관객 중간에서 잘 전달하자. ‘그 사이에 있는 게 나다’라고요.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짚어주고. 어려운 것이 있으면 쉽게 풀어 전달하려고 노력할 겁니다. 프로그램에서 다루보고 싶은 영화인이요? 쿠엔틴타란티노 감독과 배우 정우성 씨요. 그 중 정우성 씨는 정말 좋아하는 배우거든요. 새벽에 나 혼자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데, 정우성 씨의 ‘마담 뺑덕’이 개봉했을 땐 정말 수십 번이나 봤을 정도였어요. 하하.”
↑ 사진=MBC |
키워드4. 연기, 또 하나의 도전
한때는 연기로도 관심을 받은 적도 있었다. MBC ‘달콤살벌 패밀리’에서 기자 역으로 나와 꽤 많은 분량의 대사를 소화해내 화제가 됐다.
“상당히 어렵더라고요. 하하. 실제 기자들은 한 문장 읽고 카메라 돌아가면 대본 보고 읽는데, 극 중 난 그 대사를 다 외워서 해야 했거든요. 연기하면서 ‘배우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는 게 확 느껴지더라고요. 또 기회가 온다면요? 재밌는 역이 제안 온다면 당연히 하고 싶어요. 예전 유정현 아나운서가 시트콤에서 인기를 얻은 것처럼, 저도 가벼운 시트콤이나 비중 있는 카메오라든지 도전해보고 싶어요. 물론 최우선인 건 ‘MBC 아나운서라면 떠오르는 사람이 되는 것’이죠. ‘서인’이라는 이름을 대면 누구나 떠올리는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어놓은 다음 다른 길을 생각해보고 싶어요.”
키워드5. 절친 박성웅, ‘상남자’ 정의를 배우다
그는 의외의 인맥을 소개했다. 배우 박성웅과 오래 전부터 절친한 사이였다는 것. 그에게서 많은 걸 배운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박성웅 씨가 ‘상남자’처럼 보이지만 사실 굉장히 유머러스하고 애처가예요. 지금도 형수가 제일 예쁘다고 하는 분이거든요. 박성웅씨를 보면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저도 그렇게 예쁘게 살고 싶어요. 또 남자다운 게 뭔가 그를 보면서 느껴요. 스타가 되기 전부터 친했는데 그 때도 이 사람은 언젠가는 힌몫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연기 외엔 관심 없고 늘 연기에 진지하게 접근하더라고요. 연예인이지만 거드름도 전혀 없고요. 그런 게 남자다운 것 아니겠어요?”
키워드6. 결혼 적령기
결혼 적령기를 물으니 이미 많이 듣는 얘기라는 듯 웃어 넘겼다.
“아주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때 하고 싶어요. 이상형이요? 제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람. 절 높이 평가해주는 사람. 길바닥에 앉아도 날 믿고 따라주는 사람이라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제 안엔 남자다운 것과 섬세함이 혼재돼있어서 이런 부분이 잘 맞는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죠.”
키워드7. 2016 버킷리스트
마지막으로 올해 그의 버킷리스트를 물었다.
“남자로선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 아니겠어요? 하하. 또 시간이 더 가기 전에 20대 때 몸을 되찾는 게 올해 목표예요. 아나운서로서는 제 이름을 알릴만한 프로그램을 했으면 합니다. 최선을 다해 후회하지 않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서인은 누구?] 1979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 언론정보학을 전공했다. 2006년 CBS 공채 아나운서로 방송가에 발을 들인 뒤 이듬해 MBC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파워 매거진’ ‘출발 비디오 여행’ 등을 진행했으며 MBC ‘달콤살벌 패밀리’에서 연기력을 뽐내기도 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