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승승장구하던 학원물 드라마가 왜 힘을 잃게 된 걸까.
지난 23일 KBS2 드라마 ‘무림학교’는 시청률 부진으로 인해 조기종영설이 나돌았다. 과거 ‘학교’ 시리즈가 수년에 걸쳐 시즌제로 전파를 타던 시절을 돌이켜보면 지금의 학원물 드라마의 초라한 성적은 의구심이 들 만 하다. 특히나 1020 세대를 위한 콘텐츠가 부족한 현 시점에서, 그들과 공감대를 이루는 작품이 사라져가는 일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공감의 부재”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윤 교수는 “최근의 학원물 드라마는 소재로써 학원물을 사용했을 뿐,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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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2 |
이어 “‘발칙하게 고고’나 ‘무림학교’는 학교라는 소재를 사용해 트렌디한 드라마를 표방하고자 한다. 물론 학교 폭력 문제 등을 다루고자 했으나 과거의 ‘학교’ 시리즈 하고는 다르다. 이전 학원물은 이를 진정성 있게 다뤘다면 지금의 학원물은 학교의 문제가 소재로써만 다뤄진다”고 말했다.
또한 윤 교수는 “‘발칙하게 고고’가 공부 이외에 자신의 재능을 실현해보라는 이야기를 담고자 했지만 현실성이 떨어졌다. 그렇다보니 시청자들 역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학교를 둘러싼 상황들이 학원물의 분위기만 조성 할 뿐 메시지를 담지는 못한 채, 황당하게 보일 수 있다”며 “드라마가 전하고자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모르겠고, 아이돌 스타를 통해 이미지를 소비할 뿐이다. 학원물의 포인트는 내가 공감하고,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 있느냐’다. 때문에 공감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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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특히나 신인들이 설 자리가 줄어든 현 상황에서 신인 배우들의 주 무대로 통했던 학원물 드라마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면서 신인들 역시 타격을 입게 됐다.
KBS 고국진 PD는 “신인들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신인들을 발굴할 기회는 더더욱 없어 지고 있다. 지상파에 종편프로그램을 봐도 신인들이 나오는 방송은 손에 꼽는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종편이 생기면서, 거대한 자본금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신인을 키우겠다는 생각을 하긴 힘들어졌다. 그렇다 보니 기성 연예인들이 TV를 장악하게 됐고, 신인들이 계속 발굴되면서 서로 동기부여를 해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많이 아쉽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학원물은 1020 세대를 위한 콘텐츠일 뿐만 아니라 각 세대 별로 의미가 깊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세대에겐 공감을, 학부모들에게는 자녀들과 소통의 창구가 된다. 이렇듯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학원물이 최근엔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며 몰락의 길을 걷게 됐고, 아이돌 스타의 이미지만 소비하고 있다. 때문에 걸출한 신인 배우들을 탄생시키는 역할도 상실하고 말았다.
학원물 드라마라는 장르가 계속 이어지려면 깊이 있고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녹여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더불어 반짝 떠오르는 아이돌 스타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신인 배우들이 활약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강조했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