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로봇, 소리’에서 로봇 소리는 배우 이성민과 더불어 주연배우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영화 속에서 사람처럼 감정을 가지며 관객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킬 소리의 이야기를, 그를 탄생시킨 셀의 곽태용 대표에게 직접 들어보았다.
◇ ‘로봇, 소리’의 소리 제작 과정은?
영화 촬영하기 전인 1년 반 정도 전에, 시나리오를 들고 이호재 감독님이 우리 사무실을 방문 하셨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보여주시고, 가지고 오신 간단한 스케치이미지를 주셨다. 그 당시에는 디자인이 확립이 안돼서 여러 가지 그림을 가지고 오셨던 게 첫 만남이었다. 그리고 크랭크인을 두 달 정도 남겨두고 로봇 제작을 하자고 하셔서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 사실 디자인적인 건, 영화사 내에 콘셉트 디자이너가 따로 있었다. 그 디자이너가 먼저 감독님과 디자인을 산출했고, 우리는 제작하는 데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서 조언을 했다. 나중에 그걸 나중에 CG 팀하고도 논의를 했다. 그렇게 최종 디자인을 정하고 나서 그걸 가지고 로봇 제작을 했다.
◇ 로봇을 제작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우리가 제작물을 가지고 촬영을 해야 하는 거였고, 원하는 건 영상으로 보여 지는 과정이기 때문에 최대한 촬영에 용이할 수 있게끔 반영을 해서 제작했다. 움직임은 최대한 많이 주려고 노력을 했다. 고개의 움직임이 대부분인데, 현장에서 배우의 리액션을 받아야하는 부분 때문에 가장 중요했던 건 시선 처리였다. 우리가 그걸 무선으로 외부에서 컨트롤하는 방식으로 제작했는데, 현장 상황 상 정확한 각도에서 컨트롤할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시선이나 이런걸 가늠할 수 없어서 그 안에 조그마한 카메라를 내장해서 실제 로봇 시선을 모니터에 띄워놓고 조종을 했다. 정말로 로봇이지만 산업용 로봇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컨트롤이 용이하게끔 제작을 했었다. (현장에서) 컨트롤을 하는 사람이 3명 정도 됐었다.
◇‘로봇, 소리’ 이외에도 어떤 작품에 참여했었나?
‘애니매트로닉스’라고 해서, 우리가 특수 소품이라던가 인체랑 비슷한 더미를 제작을 하는 편이다. 그게 경우에 따라서는 움직임을 가미를 해야지 만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경우들이 있다. 그런 것 때문에 우리나라 영화의 애니매트로닉스 작업은 적용해왔었다. 로봇 소재의 영화는 ‘인류멸망보고서’에 나왔던 천상의 피조물에 나온 로봇도 우리가 제작했고, ‘친절한 금자씨’에 나왔던 최민식 배우의 몸통 뒤에 있는 움직이는 개, ‘한반도’에 나왔던 공룡, ‘놈놈놈’에 등장했던 말 등을 제작했었다. 그런 걸 주로 만드는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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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소리’에 사용된 로봇의 수는 3대다. 기간이 넉넉한 건 아니었다. 한 대는 움직이면서 컨트롤할 수 있는 소재로 제작했다. 또 다른 한 대는 껍데기만 표현이 돼서, 대역처럼 사용한 소리가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는 머리만 있고, 몸통 부분은 가벼운 소재로 만들어서 배우가 들어야하는 경우엔 그 소리로 사용했다. 소리 자체가 굉장히 무겁다. 30kg 정도 나가는데, 가볍게 막 사용할 수 있는 버전의 소리를 만들어서 촬영에 이용했었다.
◇로봇의 고장으로 인해 촬영이 지연됐던 적은 있었나?
아주 심각한 고장은 없었다. 근데 딱 한 번, 모터가 현장에서 나간 적이 있었다. 그때 밤 촬영이었는데, 스태프들이 (수리를 돕기 위해) 휴대전화 라이트를 다 비춰주고 2시간 동안 모터를 교체했던 경험은 있었다.
◇배우 이희준이 ‘소리가 롯데리아 세트메뉴 장난감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런 경우엔 회사에 이익이 있나
(이전엔) 그랬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소리를) 캐릭터화해서 한다면 좋은 일일 것 같다. 그거에 대한 수익은 엔지니어인 나는 잘 모르겠다(웃음). 아마도 광고 촬영을 한다면 가서 직접 조종 정도는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작업하고 있는 작품이나, 앞으로 계획은?
항상 영화 일을 계속 병행해서 진행을 하고 있다. 지금도 작품을 하고 있고, 앞으로 봉준호 감독님의 ‘옥자’라든가 이런 영화에서 로봇까지는 아니지만, 옥자의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그런 것을 진행하고 있다.
모양새만 똑같이 만드는 것과, 모양도 똑같지만 그것이 어떻게 동작 하느냐는 감독님들의 연출 폭을 키워줄 수 있다. 그래서 항상 연출자들이 연출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그런 것 들을 계속 발전을 시키고 있다. 또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다보니 계속 그런 작업들을 하는 것 같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