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스크린법정] ‘레버넌트’ 디카프리오 버린 톰 하디, ‘살인의 고의’ 인정될까

영화를 보다 보면 황당하거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을 접할 때가 있습니다. 스크린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과연 현실에서는 가능한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일인지 ‘스크린법정’에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편집자주>

[MBN스타 손진아 기자]

◇ 사건일지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버드맨’ ‘그래비티’로 아카데미 2관왕을 수상하며 뛰어난 능력을 선보인 엠마누엘 루베즈키 감독이 촬영을 맡은 영화로, 제 88회 아카데미 촬영상에 노미네이트되어 3관왕 수상을 기대케 하는 작품이다.

극 중 휴 글래스는 숲 속에서 회색곰의 습격을 받는다. 회색곰은 휴 글래스에게 갑작스럽게 달려와 그를 무참히 공격했고, 휴 글래스는 회색곰과의 사투로 온 몸이 찢기는 부상을 입는다.

인디언 부족 아리카라족을 피해 산을 넘던 휴 글래스 동료들은 만신창이가 된 휴 글래스를 끝까지 데려갈 수 없었고, 존 피츠 제랄드(톰 하디 분)가 돈을 받는 대가로 끝까지 휴 글래스를 책임지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존 피츠 제랄드는 휴 글래스를 버리고 가야 자신이 살 수 있고 죽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했고, 휴 글래스의 아들을 먼저 죽여 멀리 시신을 버린 뒤 휴 글래스를 생매장하고 도망가 버린다.

이때 존 피츠 제랄드는 휴 글래스를 버리고 간 행위에 대해 어떤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 ‘솔로몬’ 김도경 변호사의 선택은?

형법 제250조 제1항은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살인죄에서 말하는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 대법원은 '반드시 살해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고 그 인식 또는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더라도 소위 미필적 고의로서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도995판결 등].

따라서, 존 피츠 제랄드가 휴 글래스를 버리고 가면 휴 글래스가 죽을 수도 있으며, 휴 글래스가 죽어도 상관없다는 인식하에 휴 글래스를 버리고 간 행위에 대해서는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보인다. 이 경우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의 성립여부가 문제될 수 있으나, 존 피츠 제랄드는 단순히 휴 글래스를 버리고 가는데 지나지 않고 더 나아가 휴 글래스를 생매장까지 하였는바, 위 행위는 살인죄에서 말하는 살해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 다만, 휴 그래스가 사망하지 않았으므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아 사안의 경우 존 피츠 제랄드의 휴 글래스에 대한 행위는 살인미수로 처벌받을 것이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