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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기억, 그 진실의 끝은 무엇일까?
영화 '백트랙'은 자신감 넘치는 연출이 돋보인다. 유령들의 존재를 초반부터 드러내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어린 시절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주인공 피터(애드리언 브로디)는 자신을 찾아온 유령들로부터 과거 기억의 조각들을 떠올리며 진실을 좇는다.
그 진실의 끝이 무언인지 궁금해 미칠 정도로 이야기 전개가 쫄깃하다. '백트랙'은 공포와 스릴러, 추리를 한 데 묶어 관객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단순한 듯한 이야기는 상영 시간 내내 전혀 지루함을 전하지 않는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사고로 딸을 잃은 정신과의사 피터와 그의 아내는 힘겨운 나날을 보낸다. 매일 밤 악몽에 힘겨워하는 아내를 다독이는 피터. 그도 환자들을 상담하는 등 일상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어느 날 찾아온 한 소녀로 인해 그의 삶은 다시 뭉개진다.
소녀가 노트에 남긴 숫자를 통해 1987년 7월12일을 떠올린 피터. 20년 전 고향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로 47명이 사망했다. 그 현장에 이 소녀가 있었던 사실과 또 그를 찾아온 환자들이 모두 과거 열차 사고의 희생자의 유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린 시절, 열차 선로에 자전거를 내버려뒀기에 사고가 났다는 기억에 자책하는 피터는 결국 경찰을 찾아 과거 잘못을 고백한다. 하지만 비밀이 더 있다. 반전의 시작일 뿐이다.
사람의 기억은 충분히 왜곡되고 변형될 수 있다. 과거의 트라우마는 삶에 영향을 끼친다. 잊고 싶은 끔찍한 기억은 충분히 달리 해석될 수 있다.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는, 당연히 사실이라고 여긴 자신의 기억이 완전히 잘못되어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공포는 오싹하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출신의 애드리언 브로디가 딸을 잃은 그늘진 얼굴로, 죄책감에 힘들어하는 인물을 열연했다. 진실을
'백트랙'을 연출한 마이클 페트로니 감독은 "영화 '식스센스'의 오마주"라며 존경심을 나타냈다. 죽은 사람을 볼 수 있는 소년과 강렬한 반전으로 주목받은 '식스센스'를 언급해도 괜찮을 내용과 반전이 담겼다. 90분. 15세 이상 관람가. 21일 개봉.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