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view] ‘오빠생각’, 노래가 가진 힘은 강하다

전쟁터에 울려 퍼진 희망의 목소리가 심금을 울린다.

[MBN스타 손진아 기자] 노래가 가진 힘은 언제나 강하다. 노래는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영화 ‘오빠생각’에서 울려 퍼지는 아이들의 노래도 절망적인 곳에서 희망과 치유를 담아 강한 에너지를 내뿜는다.

‘오빠생각’은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전쟁터 한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노래의 위대한 기적을 그린 작품으로, 한국전쟁 당시 격전의 전장과 군 병원 등지에서 위문공연으로 시작해 휴전 직후 미국 전역, 60년대에는 일본, 동남아, 유럽까지 순회공연을 이어갔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이한 감독은 ‘오빠생각’을 통해 전쟁의 상처 입은 사람들이 노래를 통해 성장하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담아내려 노력했다. 음악으로 상처를 보듬고자 했던 그들의 순수한 의도와 마음으로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영화를 완성하고자 했던 것이다.

영화는 전쟁 당시의 다양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가족과 동료를 잃은 슬픔과 죄책감에 잠겨 괴로워하는 사람, 부모를 잃고 위험에 그대로 방치된 아이들 등 전쟁터 한가운데서 벌어지는 일들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아냈다.

배우들의 열연도 이야기의 힘을 불어넣었다. 상처를 갖고 있는 군인 한상렬로 분한 임시완은 전쟁통에 방치된 아이들만은 지키고 말겠다는 의지로 어린이 합창단을 만들어 이끌어가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층 깊어진 감정 연기와 한상렬의 상처가 치유되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한 그는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고아성은 한상렬과 함께 어린이 합창단을 만들어 가는 박주미 역을 맡아 극에 밝은 에너지와 온기를 불어넣으며, 이희준 역시 빈민촌 대장 갈고리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오빠생각’은 한상렬의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감동과 눈물샘을 자극하는 역할은 아이들과 그들이 부르는 노래가 많은 몫을 차지한다. 각각 남매 동구와 순이 역을 맡은 정준원과 이레는 성인배우 못지않은 연기를 뽐내며 관객의 웃음과 눈물을 쏙 뺀다. 두 사람은 잿빛 세상에서 이별, 만남, 위기 등을 겪는 상황을 풍부한 연기력으로 극의 몰입을 더한다.

영화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등을 연출한 이한 감독은 이번에도 ‘착한 영화’를 만들어 냈다. 물론 다소 뻔할 수 있는 전개가 아쉬움을 남길 수도 있다. 그러나 성인, 아역 배우들의 조합과 귀에 익숙한 멜로디에 아이들의 목소리가 만난 노래가 ‘오빠생각’만의 특별한 감동을 선물할 것이다. 오는 21일 개봉.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