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방송인 붐이 SBS ‘스타킹’으로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불법도박 파문 뒤 시청자 앞에 나타나기까지 3년2개월 여가 걸렸다. 그럼에도 브라운관 속 그의 얼굴엔 주눅든 표정은 찾을 수 없었다.
19일 오후 방송된 ‘스타킹’에서는 붐이 패널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오랜만에 시작하는 지상파 방송이라 긴장할 만도 했지만, 마치 어제도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행동이 꽤나 자연스러웠다.
↑ 사진=SBS |
붐은 본격적인 방송에 앞서 지난 일들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연습생 자세로 바짝 엎드려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엄숙한 뉘앙스는 아니었다. 특유의 ‘깨방정’ 댄스를 추고 손을 내밀어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예능인으로서 돌아온 만큼 방송 내내 가벼운 농담도 던졌다. 그는 한 출연자에게 “그런 말 하면 불법이다”고 말하다가 MC 강호동이 “‘불법’은 붐이 말할 단어는 아니다”고 놀리자 “그럼 합법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이특과 호흡을 맞춰 강아지들을 인터뷰하는 등 재밌는 상황도 만들었다.
자숙하던 예능인의 복귀에 있어서 가장 큰 딜레마는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웃음을 주느냐, 아니면 절제하느냐’의 문제다. 대다수 스타들은 이런 문제를 고민하다가 주눅이 들어 재미도 놓쳐버리는 우를 범한다.
그러나 붐은 정면돌파를 택했다. 자신의 주된 캐릭터가 ‘싼티’ 혹은 ‘비호감’이었던 만큼 그 이미지에 충실한 제스처를 취했다. 물론 일부 시청자들은 자숙 연예인이 자신의 잘못을 망각한 게 아니냐며 눈살을 찌푸릴 수 있겠지만, 예능 패널로서 꼭 한 번은 택해야 하는 문제였기에 그는 적극 촬영에 임하는 것으로 복귀 방향을 둔 것이다.
붐의 지상파 복귀 후 첫 방송은 다른 자숙 연예인들과 달리 주눅 들진 않았다는 점에서는 성공적이었다. 이전처럼 웃음도 터뜨렸고, 존재감도 되찾았다. 오랜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다른 패널이나 MC들과도 무난히 잘 어울렸다.
다만 그의 선택이 현명했는지는 조금 더 두고 볼 일이다. 그 적극성이 대중의 눈에 열심히 하려는 노력으로 비칠지, 혹은 반성 없이 가볍게 나서는 것으로 보일지는 시간이 더 지나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