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과 여' 제작보고회
![]() |
"많은 분이 저와 멜로 연기를 하길 꿈꾼다고요? 네. 알고 있어요(웃음). 배우들의 인터뷰를 다 찾아보진 않았는데 그런 얘기를 하신다는 건 알고는 있어요. 하하하."(전도연)
'접속' '약속' '해피 엔드' '너는 내 운명' '무뢰한' 등으로 명실공히 '멜로퀸'이 된 배우 전도연이 한 번 더 본인의 장기를 선보일 수 있는 장르로 돌아온다. 영화 '남과 여'다.
전도연은 19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남과 여' 제작보고회에서 "오랜만에 멜로 작품을 촬영했다. '남과 여'는 뜨겁고 격정적인 사랑 이야기"라고 소개하며 "이윤기 감독님 스타일이 사실 건조한데 뜨거운 사랑 이야기를 어떻게 찍을 때 궁금함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는 눈 덮인 핀란드에서 만나 뜨거운 끌림에 빠져드는 남자 기홍(공유)과 여자 상민(전도연)의 이야기를 그렸다. 아이의 국제학교 캠프로 잠시 헬싱키를 찾은 여자와 해외 근무 중인 남자는 우연히 동향하게 된 핀란드 북쪽의 텅 빈 설원에서 서로에게 끌리고, 마음을 내주면서 흔들린다. 누군가의 아내와 남편으로 정작 자신의 외로움은 잊고 살았던 두 남녀가 서로로 인해 다시 남자와 여자로 돌아간다.
전도연은 이날 불륜을 사랑으로 어떻게 그리려 노력했느냐는 질문에 "사랑의 유형은 많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경험하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많다. 어떤 상황이나 여건보다 상민이 느낄 수 있는 감정에만 집중해 연기했다"고 몰입했다.
첫 멜로에 도전하는 공유는 꿈을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늘 인터뷰에서 정통멜로를 하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했었다"며 "30대 중후반 나이에 멜로, 성인들의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다. 또 전도연 선배와 같이하고 싶다는 마음도 어렸을 때부터 있었다. 그것이 멜로 장르였으면 했는데 그 두 가지가 충족되는 작품이었다"고 좋아했다.
공유는 "다 읽은 시나리오를 덮고 바로 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는데 이렇게 빨리한다고 얘기할 줄 몰랐는지 회사 대표가 당황했었다"고 했고, 전도연도 "공유씨가 가볍고 쉬운 멜로 선택하지 않을까 했는데 답을 빨리 들어 의외였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전도연은 공유와 호흡을 맞춰 너무나 좋았다. 그는 "고민하고 걱정했던 부분이 공유씨 연기 때문에 해소됐다"고 회상했다. 공유도 "전도연 선배와 있을 때 나는 연기를 안 해도 됐다. 리액션만 하면 됐다. 집중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며 "전도연이라는 배우는 실물이 더 예쁘다. 화면 영상이 그걸 다 못 담아내는 것 같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간 공유의 이미지는 상대를 잘 챙겨줄 것 같은 부드러운 남자였다. 공유는 "실제로는 잘 챙겨주지 않는 편"이라고 했지만, 전도연은 "드러나는 따뜻함은 아니지만 공유씨는 따뜻한 소년 같은 마음으로 잘 챙겨준다. 촬영하면서 '내가 사랑을 많이 받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충만했던 것 같다. 편하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특히 전도연은 "핀란드에 날아간 날이 생일이었는데 그날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행복해하며 "공유씨가 닭볶음탕을 차려줘 감동이었다. 또 내가 사고 싶다고 노래 부른 운동화가 있었는데 못 샀다. 공유씨가 무심한 듯 그것에 대해 물어 봤었는데 사왔더라. 평생 잊지 못할 생일상을 받은 것 같다. 현장에서 소소하게 감동을 줬다"
'멋진 하루'를 연출한 이윤기 감독의 신작이다. 이 감독은 "'남과 여'는 가슴 아픈 멜로를 가장 직설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제목"이라며 "평범한 듯하면서도 가장 영화적인 정통 멜로를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2월 예정.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