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달콤살벌 패밀리’는 ‘명품코미디’가 될 뻔 했지만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아쉬운 작품’으로 남게 됐다.
지난 14일 충심건설에 맞서는 만복상회 상인들을 돕는 윤태수(정준호 분)와 그런 윤태수에 복수하려는 백기범(정웅인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윤태수는 상인들을 돕고, 백기범을 고소까지 했지만, 백기범와 백만보(김응수 분)는 그런 윤태수를 보고 상인들을 돈으로 매수해 결국 윤태수를 쫓아냈다. 상인들은 두 배가 된 보상감의 유혹에 못 이겨 권리 포기각서를 작성하고 재개발에 합의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상인 대표는 양심고백을 했고, 포기 권리각서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결국 백만보는 기자들 앞에서 재개발에서 손을 뗄 것을 약속하게 됐다. 모든 일이 정리된 후 윤태수와 백기범은 화해를 하고 5년 후 아들과 딸인 윤성민(민혁 분)과 백현지(민아 분)가 결혼하면서 해피엔딩을 맞았다.
‘달콤살벌 패밀리’는 애초 ‘가장’의 ‘웃픈’ 현실을 그려내겠다는 각오로 출범했다. 조폭으로는 서열 2위로 늘 인사만 받고 다니는 윤태수가 집에서는 아내의 잔소리에 두 손 들고, 아이들의 말썽에도 늘 허허 웃는 모습은 일반 직장인과 다를 바 없었다. 아내와 헤어졌지만 여전히 아이와 아내를 그리워하는 백기범을 통해 부성애와 아버지의 외로움을 그려내기도 했다.
자칫 시대 지난 조폭 코미디로 보여질 수 있었지만 초반에는 윤태수, 백기범의 앞에서는 웃고, 뒤로는 책임감에 힘겨워하는 ‘가장’의 심정을 담아 공감을 자아냈다. 조폭 코미디가 아니라 이런 조폭들도 가정에서는 역시 똑같은 ‘아빠’이며 대한민국 ‘아빠’들은 다들 이렇게 가족을 위해 울고 웃는다는 걸 보여주는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하지만 ‘달콤살벌 패밀리’는 담아내고 싶었던 이야기가 많았던 게 문제였다. ‘달콤살벌 패밀리’는 부성애뿐 아니라 조폭 코미디, 윤성민과 백현지를 통한 풋풋한 첫사랑, 손세운(김원해 분)의 에피소드에서 오는 ‘사기극’, 오주란(지수원 분)과 봉감독(조달환 분)의 불륜 스토리 등이 중구난방으로 진행됐다.
↑ 사진=달콤살벌 패밀리 방송 캡처 |
결국 많은 이야기들이 진행되는 바람에 마무리 된 이야기는 별로 없었다. 초반 웃음을 줬던 손세운의 사기극은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졌고, 애초 모든 이야기의 중심이었던 조폭 영화산업은 갑자기 충심건설과 만복상회의 투쟁이 중심이 되면서 잊혔다.
윤태수가 궁여지책으로 진행하던 조폭 영화가 잘 진행돼 나중에 카타르시스를 줄 거라고 믿었던 시청자는 갑자기 영화 이야기가 사라지고 오주란과 봉감독의 로맨스로 흘러가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외에도 ‘달콤살벌 패밀리’가 풀어가던 이야기는 더 많았다. 윤성민의 출생의 비밀, 윤태수가 믿던 동생들에 배신당한 사건 등이 바로 그것. 하지만 이들은 제대로 매듭을 짓지 못한 채 얼렁뚱땅 넘어가게 됐다. 휴먼과 가족, 블랙 코미디를 모두 아우르고 싶은 제작진의 뜻은 이해하겠으나 결국 사공이 많아 스토리가 산으로 간 격 밖에 되지 않았다.
‘달콤살벌 패밀리’는 정준호, 문정희, 정웅인, 유선, 김응수 등 다양한 ‘실력파 배우’들이 총집합해 기대작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캐스팅을 잘 활용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나냈다. 이들은 정웅인의 빙의 연기 등 다양한 명장면을 만들어내긴 했으나 개연성 없고 다양한 소재가 ‘짬뽕’된 드라마에 화제가 되지는 못했다.
기획의도, 캐스팅 등 바탕은 좋았으나 결국 이를 조합하는 실력이 부족했던 ‘달콤살벌 패밀리’는 여러 모로 아쉬움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급 마무리나 뻔한 해피엔딩 또한 말할 것도 없다. 초반에 ‘중독될 만한 병맛’을 보였던 분위기가 신선해 ‘달콤살벌 패밀리’를 지켜봤던 시청자들도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