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날의 분위기' 바람둥이 재현 役
"여배우들과 연기 호흡, 정말 행운인 것 같아요"
"흥행 운 없다? 10년 동안 부침...잘되는 작품도 있겠죠"
"'응답하라 1988' 카메오? 불러만 준다면 밤샌 뒤라도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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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또래 여배우들 가운데 저와 호흡을 안 맞춘 배우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인 것 같네요. 정말 행운인 것 같아요."
배우 유연석(32)은 즐거워했다. 문채원과 임수정, 강소라, 고아라, 한효주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으니 최근 들어 여배우 복이 터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꼭 여배우와 연기를 해서 기쁜 것만은 아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 연기를 할 기회가 많아지고, 다양한 모습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유연석은 조연에 악역이었다. '건축학개론'과 '늑대소년'만 해도 밉상 캐릭터였다. 수지를 범하려고 하고('건축학개론') 박보영을 괴롭히는('늑대소년') 등 욕을 듣는 캐릭터였다가 여심을 훔치는 배우가 됐다고 하니, 유연석은 멋쩍게 웃는다.
14일 개봉한 영화 '그날의 분위기'(감독 조규장)에서는 바람둥이 캐릭터다. KTX에서 처음 만난 여자 수정(문채원)과 남자 재현(유연석)이 하룻밤 잠자리를 두고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에서 재현은 끝까지 관람하지 않으면 나쁜 인물일 수도 있다.
유연석은 재현과 과거 자신이 맡았던 역할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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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분위기'에서는 너무 들이대는 캐릭터다. 유연석은 "처음에 연기할 때 무척이나 어색하고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하긴 "웬만하면 그쪽이랑 자려고요"라고 하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긴 쉽지 않을 것 같다. "제가 사실 그런 성격이 아니거든요. 촬영을 계속 하다 보니 익숙해지고 재현만의 매력이 있더라고요. 능청스러움도 제가 가진 부분 중 하나가 아닐까 해요.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때 보이는 능청스러움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지 않았을까요? 하하하."
'응답하라 1994' 편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으니 요즘 인기리에 방송 중인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제 캐릭터가 유약한 모습 때문이었는지 최택과 연상이 많이 되더라고요. 카메오요? 저도 불러만 주시면 밤 샌 뒤라도 갈 거예요. 그게 우리들의 의리인 것 같아요. 배우 활동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었는데 우리가 시너지를 만들어냈고, 드라마에 나온 배우 모두가 사랑받았잖아요."
유연석은 "'응팔' 배우들이 촬영 전에 '이번에도 사랑받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사실 저도 그랬으니 당연하죠. (류)혜영, (고)경표, (이)동휘, 혜리 등 친한 분들에게 '촬영하는 게 힘들겠지만 모두 빛나는 작품 만들어 줄테니 믿고 따라가면 좋은 성과 있을 것"이라고 얘기해줬는데 잘 돼 정말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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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이 되고 안 되고는 배우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특히 요즘 영화 배급 구조 등이 쉽게 뭔가를 점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잖아요. 하지만 저 작품에 대한 완성도와 캐릭터 완성도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해요. '응사' 전 10년 동안 수많은 과정이 있었어요. 한두 작품 안 된 거로는 뭐….(웃음) 주연은 아니었지만 과거나 지금이나 작품에 임하는 마음은 '다 내 작품이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흥행에 일희일비 안 해요. 이러다가 잘 되는 작품도 생기겠죠. 그게 '그날의 분위기'였으면 좋겠지만요."
유연석은 언론시사회에서 원나잇에 대한 생각을 묻자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겠다"고 즉답을 피했었다. 답을 찾았을까.
"원나잇이라는 말이 첫 만남에서 스킨십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느냐로 생각
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