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힐링캠프 500인’(이하 ‘힐링캠프’)이 저조한 시청률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작년 7월 대대적 개편을 단행하며 식상한 분위기에서 탈피하고자 했지만, 제작진의 노력은 통하지 않고 있다.
11일 오후 방송된 ‘힐링캠프’는 시청률 3.7%(이하 닐슨코리아 집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같은 시간대 예능 프로그램 중 꼴찌를 기록했다. 경쟁작인 KBS2 ‘대국민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 6.7%)에 거의 반토막 수준이며, MBC 창사특집 UHD 다큐 ‘위대한 한끼’(4.0%)에도 무릎을 꿇었다.
↑ 사진=SBS |
‘힐링캠프’의 부진은 물론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었다. 개편 전 한때 시청률 18,7%(안철수 편)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문제 스타들에 면죄부를 준다는 비난과 스타들의 감성팔이 쇼가 계속된다는 이미지가 강해지면서 시청률은 점차 하락했다.
이에 제작진은 기존의 스타 1인 토크쇼 방식에서 김제동을 MC로 내세운 토크콘서트 포맷으로 변경했지만, 기대와 달리 개편의 효과를 크게 보진 못했다. 이후 ‘안녕하세요’에 월요 안방극장 정상 자리를 내준지도 한참이 지났다. 부활의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힐링캠프’ 부진의 이유는 김제동을 MC로 내세운 또 다른 종편 토크콘서트 ‘톡투유’와 차별성을 주지 못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힐링캠프’ 개편 이전 방송을 시작한 ‘톡투유’가 고유의 색깔로 사랑받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MC와 비슷한 포맷으로는 차별성을 주긴 어려웠다. 그저 종편 예능을 지상파에서 또 한 번 보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토크콘서트는 어떤 주제의 해답을 찾기 위한 깊이 있는 대화가 오가는 장이지만, 호스트로 나선 스타들이 이런 깊이를 담아내기엔 다소 부족한 인물들이 많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진 원인이다. 관객을 시청자 MC로 지정해 참여를 이끌어내고는 있지만, ‘힐링캠프’의 초점은 오롯이 스타 하나에만 맞춰져 있어 팬이 아니고선 흥미 있게 90여분을 투자할 이는 극히 드물다. 관객과 소통하며 예능적인 재미를 잡아낸 ‘안녕하세요’와 차이점이기도 하다.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 토크콘서트를 지향하지만, 정체가 모호한 것도 시청자에 큰 매력을 주지 못하는 점이다. 스타 1인 토크쇼와 토크콘서트 사이에서 애매하게 서 있어 ‘힐링캠프’만의 개성을 찾아내기 어렵다.
‘힐링캠프’에겐 지금 또 한 번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노선을 정확히 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갖추는 게 급선무다. 그렇지 않으면 다큐멘터리에도 시청률이 밀리는 참사가 또 발생하지 않을까.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