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개그계의 훈남 4인방이 뭉친 ‘이리오쑈’ 팀은 폭발력 있는 공연을 펼치는 ‘개그계의 싸이’를 꿈꿨다.
훈훈한 기럭지와 얼굴로 개그계의 ‘훈남’을 담당하는 류근지, 김성원, 김기리, 서태훈은 방송과 무대를 오가며 어느 때보다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2015년 4월 시작한 ‘이리오쑈’ 팀에 작년은 기틀을 다지는 한 해였다면 2016년은 ‘개그 팀’으로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한 해로 만들 예정. 그런 ‘이리오쑈’ 팀에 직접 이들이 꿈꾸는 2016년을 들어봤다.
-[M+개그人] ‘훈남 개그팀’ 이리오쑈, 이들에게 ‘외모’가 전부라고? (인터뷰①)에 이어서
↑ 사진제공=마이크엔터테인먼트 |
Q. 네 명이 뭉쳐 공연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공연의 매력이 있다면?
A. 네 명이 함께 공연을 하게 된 건 윤형빈소극장에서 ‘꽃미남 개그쇼’의 콘셉트로 게스트 초청을 받은 게 시초였다. 그리고 나서 그 콘셉트를 가지고 우리가 공연을 해보면 어떨까 해서 이렇게 네 명이 시작하게 됐다.(김기리)
공연의 매력이라 하면, 무엇보다 제한이 덜 하다는 것? 방송에서는 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이 정해져있다. 지켜야 하는 수위도 있고. 특히 지상파는 지켜야 하는 것들이 더 많고 엄격하다. 그런 걸 지키다보면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하지만 공연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 그게 가장 큰 매력이다. 아이컨택을 하며 관객과 직접 마주치면서 소통하는 것도 좋고. 하면 할수록 공연의 매력에 끌린다. 내가 개그를 했을 때 정말 즐거워하는 관객들의 눈을 마주치고 이를 바라볼 수 있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이상 류근지)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걸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특히나 나는 애드리브가 많은 편이라 더 그렇다.(웃음)(김성원)
정말 솔직한 생각을 말해보자면 전 스스로에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평생 내가 공연만 할 수 있을까. 만약 생계유지만 보장된다면 전 무조건 공연을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방송 안 하고 공연만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지금 다른 멤버들은 그 정도까지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전 그랬다. 공연하는 건 정말 아름답다.(김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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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그맨들이 소위 ‘잘 풀렸다’고 하는 건 버라이어티에서 MC로 인정받는 것이란 분위기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A. 주로 개그맨들의 행보를 개그 프로에서 성공해서 버라이어티로 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풀리기를 원하는 개그맨들도 많고. ‘잘 풀리는’ 패턴이 그렇게 되어버렸다. 하지만 전 그것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방송으로 잘 풀리면 좋은 거지만 공연을 하면서도 ‘잘 될’ 수 있는데. 그 모든 걸 다 하면 금상첨화고. 무대 또한 버라이어티만큼 충분히 매력있는 곳이다.(김기리)
개그맨이 많아져서 법칙이 생긴 것 같기도 하고. 개그맨으로만 성공하면 ‘성공’한 게 아니라 버라이어티에 나가서 MC가 되어야만 대우를 해주는 그 시스템 자체가 저희가 살 수 있는 길을 좁히는 길이지 않을까.(류근지)
후배들에게도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바로 다양한 길을 좀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윤형빈소극장을 운영하는 윤형빈 선배님은 정말 멋있는 분이다. 일본 코미디는 지방마다 소극장이 있고 방송 일이 아니더라도 개그맨들이 개그를 할 수 있는 곳이 정말 많다. 대우도 좋게 받고. 우리나라도 그런 시스템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김기리)
다양한 폭에서 공연을 하면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 조금이나마 ‘이리오쑈’가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신호탄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서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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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박성호·김재욱·김원효·이종훈·정범균이 ‘쇼그맨’으로 뭉치는 등 개그맨들 사이에서 개그팀으로 뭉쳐 공연을 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A. 개그맨들 사이에서 공연에 대해 관심이 정말 많아진 것 같다. 선배님들 사이에서도 개그 공연에 대해 많은 생각과 말들이 오가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우연찮게 저희가 작년 4월에 시작하면서 스타트를 끊었는데 현재 예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는 선배님들께서도 저희에 문자나 전화로 응원해주셨다. 우리의 행보에 관심을 많이 보이시더라.(김기리)
사실 공연으로 돈을 버는 건 힘들다. 개인적으로 행사를 뛰는 게 더 낫다. 우리는 공연 수익도 거의 없다. 수익은 거의 홍보나 대관료, 장비 구입 등으로 나간다. 그럼에도 우리가 공연을 하는 건 돈을 벌려고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거다.(류근지)
Q. 2016년은 어떤 해가 됐으면 좋겠나. 혹시 롤모델이 있다면 누구를 들 수 있을까.
A. 우리의 목표는 결과적으로 방송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고, 공연에서도 건강한 웃음을 주는 것이다. 롤모델은 컬투 선배님들이다. 방송도 하고 공연도 하고. 더 넓게 보면 ‘가요계의 희극인’ 싸이도 롤모델이다. 컬투나 싸이 선배님들 모두 방송을 하지만 방송이 목적이 아니라 공연을 목적으로 방송을 하시지 않나. 정말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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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그렇게 하려면 인지도가 쌓여있어야 가능하다. ‘이리오쑈’도 우리가 무명이었다면 이 정도까지 잘 되지 않았을 거다. 처음부터 시작했다면 이렇게까지 쌓는 게 5년 걸렸을 텐데 방송과 함께 했기 때문에 만든지 1년 만에 그래도 잘 됐다. 앞으로도 방송과 공연을 함께 하고 싶다.(이상 김기리)
팀으로서의 이미지메이킹을 더욱 공고히 하고 싶다. 그래서 네 명이 함께 나서는 프로그램도 하고 싶고. 브랜드를 알리고 싶은 거다. 어떤 장르가 됐든 네 명이 함께 ‘이리오쑈’ 브랜드를 가지고 하는 프로그램에 도전해보고 싶다. 2016년에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류근지)
네 명이 지금까지는 따로 해왔지만 봉사활동 같은 것도 함께 해서 ‘이리오쑈’가 가진 것으로 주변에 도움을 주고 싶다. 어려운 분들을 위해 공연을 한다든가 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김성원)
사실 아직까지는 ‘이리오쑈’를 들었을 때 뭔지 모르는 분들이 훨씬 많다. 2016년에는 공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이리오쑈’라는 걸 들었을 때 ‘아, 이 사람들? 들어는 봤다’ 정도로만 올라갔으면 좋겠다. 형들과도 올해 말에는 서울의 대극장에서 공연을 하자는 말을 많이 한다. 대학로에 거점을 잡고 극장 공연을 장기적으로 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다. 아직 계획은 많으니 ‘이리오쑈’ 네 명이 차근차근 이뤄나가는 걸 함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서태훈)
KBS 공채 24기 동기인 류근지와 김성원, 25기 김기리, 26기 서태훈으로 구성된 개그팀이다. 지난 4월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전국투어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9월 제3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는 최초 유료 전석 매진의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