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20대 젊은 여성이 키스를 나눈다. 이 장면은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의 한 장면이다. 동성애 코드만으로도 많은 질타를 받는 TV 브라운관에선 보기 힘든 장면일 지도 모르겠으나 이 영상은 170만뷰를 돌파했고 연이은 화제를 모았다.
‘대세는 백합’은 흔하지 않는 여성들의 사랑을 다뤄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진중하게만 다뤄야 할 것 같은 동성애 코드를 약 5분 가량의 분량으로 가볍게 터치했고 동성애지만 청춘물로 완성시켰다. 그 중심에는 모바일 생태를 적극 활용한 딩고스튜디오가 있었다.
딩고스튜디오는 웹드라마, 예능은 물론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대세는 백합’은 딩고스튜디오의 최재윤 기획이사와‘출중한 여자’ 등 웹드라마에서 부각을 보이던 윤성호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최재윤 이사의 입을 통해서 ‘대세는 백합’의 제직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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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고스튜디오는 방송국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뭔가를 만들 수도 있지만 만들던 사람과도 함께 작업할 수 있다. 윤성호 감독이랑 농구하다가 일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동 제작을 했다. 드라마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웹드라마라고 하면 윤성호 감독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동성애물을 만들려는 생각이 있었나?
“사실 전 이런 쪽엔 관심이 없었는데 윤성호 감독은 관심이 많았다. 예전에 윤성호 감독이 ‘두근두근 레드카펫’이라는 작품을 만든 적이 있는데 거기서도 별다른 내용은 없는데 어떤 노래가 나오면 두 여자가 갑자기 키스를 하거나 ‘썸남썸녀’에서도 그런 코드가 있었다. 윤성호 감독은 페미니즘이 키워드라고 말했고 저도 동의를 했다. 소재보단 어떻게 모바일로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을지 신경썼다.”
그럼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무엇인가
“길이였다. 길이가 짧을수록 캐릭터와 분위기밖에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대세는 백합’은 회차마다 분량이 다른데 웹드라마는 길이에 대한 제약이 없다. TV였다면 30분, 1시간 편성이 내려지면 그것에 맞춰서 만들었겠지만 웹드라마는 시간 제약이 없다. 1분이든 10분이든 상관이 없어서 이야기에 맞게, 짧을 수 있는 건 짧게 쳐냈다.”
장세랑 역의 정연주와 김경주 역의 김혜준 등 캐스팅 이유가 궁금하다
“큰 이유는 없지만 이런 코드를 얼마나 이해하는가에 대해서 집중해서 본 것 같다. 정연주의 여덕(여자 오덕후의 줄임말)이 엄청 늘었다고 들었다.”
키스신이 나오는 2화는 19금이더라. 웹드라마도 심의가 있나?
“사실 등급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19금이냐 아니냐만 중요하다. 처음엔 작품을 만들면서 네이버로 유통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만들어서 괜찮겠냐고 보여줬는데 네이버에서 유통을 하겠다고 하더라. 근데 학부모 등이 항의를 하면서 공개하는 날 밤에 19금으로 바뀌었다. 플랫폼 정책에 따른 것이다.”
네이버로 유통되지만 광고가 붙지 않았다. 광고가 수익원 아닌가?
“’대세는 백합’ 만들 때도 광고 수익으로 돈 번다는 생각을 안했다. 예전에 유통했던 콘텐츠가 잘 됐는데도 광고가 주수익원이 아니더라. 그래서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에 신경을 썼다. 캐릭터가 중심이니까 다른 방향으로 확장해 갈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우선이었다.”
‘대세는 백합’, 이정도 반응을 예상했나?
“사실 만들긴 했지만 부정적인 반응이나 반응이 없을 것을 생각해 플랜B를 마련해놓긴 했다. 근데 반응이 좋아서 플랜이 필요없게 됐다. 윤성호 감독님 외에도 여성 감독님 두 분이 있다. 한인미, 임오정 감독인데 단편이나 독립 영화계에선 인정받으신 분들이다. 이분들이 들어오면서 여자들의 이야기를 여자들에게 잘 맞게 풀어줘서 잘 된 것 같다.”
‘대세는 백합’ 뿐 아니라 ‘노래방 어택’, ‘2015 모바일 스타워즈’ 등 다른 콘텐츠들도 많다. 현재 딩고스튜디오의 위치와 앞으로 계획이 있나
“아직까진 모델을 개발하는 단계라고 본다. 예능도 만들고 드라마도 만드는데 점차 PPL 진행되는 부분이 많아지고 있다. 점차 수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내년엔 패션 쪽으로 집중을 할 것 같다. 많은 패션 잡지들이 사라지고 있는데 캐릭터가 생겨나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겠다 싶다. 그런 부분을 개발해주고 싶다.”
이런 스낵 컬처가 앞으로도 확산될 것이라고 보는가?
“스낵 컬처는 서 있는 곳에 따라 보는 입장이 달라진다. 올드 미디어들의 입장에선 스낵 컬처라고 보겠지만 우리의 입장에선 그냥 새로운 것이다. 둘 다 내려와서 소비자의 입장으로 보면 다 똑같다. 그냥 무언가를 보는 것 뿐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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