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TV에만 존재할 줄 알았던 영상 콩트가 매체의 급변으로 자신만의 영역 확대를 위해 가출했다. 아니, 요즘 SNS나 모바일콘텐츠로 각광받는 걸 보면 ‘출가’란 말이 더 잘 맞는다. 수 분 안에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회의 이면을 보여주며 웃음과 재미까지 안겨야 하는 콩트가 ‘스낵컬처’란 트렌드와 맞물려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스낵컬처’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모바일을 이용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다. 1분짜리 영상 하나로 수백만 뷰를 달성할 수 있으니 지상파보다 효율이 좋은 셈이다.
이런 ‘스낵컬처’는 2000년대 후반부터 TV에게 홀대받던 콩트가 새 활동 영역으로 나아가기 안성맞춤이었다. 짧은 시간 안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웃음도 유발하는 콩트가 지상파의 긴 편성시간을 채우기엔 무리였지만, 오가다 시간 때우기용으로 휴대전화 버튼 하나를 클릭해 여가를 즐기려는 모바일족에겐 아주 적합한 포맷이었다.
↑ 디자인=이주영 |
최근 대표적인 스낵컬처 사이트인 스낵비디오는 작년 5월 페이스북에 채널을 오픈한 이후 50만 이상의 구독자와 1억뷰 이상의 누적 재생수를 기록했다. 이 채널은 메이크어스에서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채널로 이승철, 치타, 정준영 등 유명연예인부터 일반인, 배우지망생 등과 함께 콩트 형식을 차용한 아주 짤막한 영상을 제작하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기업 홍보에 콩트를 이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72초TV와 함께 여자 친구와 여행을 가려던 주인공이 기업 측으로부터 블루투스 헤드셋을 협찬 받으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룬 홍보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콩트가 TV 밖으로 뛰쳐나간 현상은 2000년대 초부터 감지됐다. ‘채널블루’라는 모바일 최초 전용 DMB 채널이 개설되면서 30분에 30~50개의 콩트 코너들이 쏟아져 나왔고, 90년대 이후 TV에서 퇴출 위기에 몰린 콩트의 부활을 예고했다.
이어 모바일이 온라인 세상과 손잡고, SNS가 매체로서 강력한 힘을 얻게 되면서 그 활로는 더욱 넓어졌다. 비록 브라운관에서는 코미디 프로그램이나 tvN ‘콩트 앤더 시티’ ‘SNL 코리아’ 등에서 겨우 명맥을 잇고 있지만, TV 밖에서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금맥이 된 것. ‘미운오리새끼’의 화려한 변신인 셈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