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요즘 청춘들의 결혼 트렌드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삼포세대’ ‘스몰 웨딩’ 등 결혼에 관련한 신조어가 유행하는 지금, 결혼의 트렌드 변화에 가장 민감한 결혼정보업체 커플매니저를 찾아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놨다. 듀오의 5년차 매칭 커플매니저로 활동 중인 오은주 씨는 가감 없이 대답했다.
◇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고 있나
그렇다. 남성들의 취업이 늦어지고 여성들도 사회에 진출한다. 여성들도 직업을 가지려고 하고 남성 역시 직업을 가진 여성을 원한다. 이제는 두 사람이 만나서 함께 무언가를 이뤄내자고 하는 것이 결혼 적령기 됐다. 결혼이 늦어지는 사람들은 먼저 결혼한 친구와 주변 사람들의 갈등을 보게 된다. 그리고 안 좋은 것들을 먼저 듣게 된다. 그러다보니 나이가 들면서 필터링은 점점 심해진다.
◇ 미디어는 여기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문화적으로 풍성하지 못했을 때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드라마와 인터넷 콘텐츠들이 다양하게 발달했다. 공중파 방송 밖에 없을 때는 볼게 없으면 텔레비전을 끄는데, 이제는 채널이 너무 많아서 계속 돌리게 된다. 이 때문에 외로움을 덜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게 익숙해지면서 누군가 자신의 공간에 들어오는 것을 꺼려하게 되는 것처럼 보인다.
직장인들은 예전보다 회사에서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늦은 시간에 돌아와서 쉬고 싶을 거다. 주말에도 새로운 것을 하기 보다는 집에 있게 된다. 그런데 외롭지 않다. 그냥 드라마 보면 시간이 지난다. 그리고 연애물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기까지 한다. 그리고 현실을 보면 ‘난 저 정도는 아니니까. 이성을 만나면 안 돼’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 경제적 눈높이에도 영향을 끼치나
연예인들이 들고 나오는 가방만 봐도 눈이 간다. 젊은 사람들도 여기에 노출이 되면 가지고 싶어질 거다. 이런 물건에 대한 욕구가 결혼할 때 나타난다. 본인은 신분상승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 거다. 하지만 나은 배우자를 만난다면 누릴 수 있는 게 많아질 거라고 믿는 경향이 늘어나는 것 같다.
‘비슷한 포지션의 상대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건강한 의식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내가 부족하다면 나보다 나은 지위, 나보다 더 나은 연봉을 가진 사람을 만나서 지금 이 상황보다 나은 생활을 해야겠다’고 꿈꾸는 것 같다.
◇ 배우자의 외모 선택에도 연예인들의 이름이 언급되는가
예전이나 지금이나 멋지고 예쁜 사람에 대해 갈망한다. 요즘은 여성들조차 훈남을 떠나 미남까지 원한다. 구체적으로 원하는 바를 말한다. 외모는 안 따지는데 이상윤 스타일, 박해일 얼굴에 기성용 몸매를 말한다. 남자는 이연희스타일을 많이 좋아한다. 늘씬 청순가련. 예전과는 좀 달라진 것은 남녀 모두 키 큰 이성을 원한다. 키가 크면 스타일이 멋있어 보인다. 그러다보니 여성들이 남성 키를 소망하는 것은 이해가 됐다.
미디어에서 제공되는 아름다운 미모의 사람들의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남성도 여성도 너무 외모 지향적이 되는 것은 맞다. 대중 매체가 끼치는 당연한 결과다. 신민아, 전지현 보다가 소개팅으로 만난 여성을 보면 분명 다를 거다. 어떻게 생각하면 슬픈 자화상이다.
◇ KBS 다큐멘터리 ‘지식콘서트 내일’에서 여성들이 신혼집 마련에 대해서 남성들에게 많이 의지하는 것처럼 보여줬다.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옛날 같으면 남성이 집을 마련하고 여성은 혼수와 예단을 만들었다. 지금은 혼수와 예단을 생략하고 신혼집을 구하는데 전념하는 분들이 더욱 많다. 남성분들도 ‘난 준비가 못됐다. 함께 일을 할 수 있거나 같이 신혼집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나는 이정도 준비되어있지만 여성도 어느 정도 도와줬으면 좋겠다’하는 분들도 있다. 이건 정말 멋있는 것 같다. 물론 모든 것을 남성에게 의지하려는 여성, 온달을 꿈꾸는 남성들도 많다.
남성분들은 ‘결혼을 하게 되면 여자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에서 시작, 2세까지 걱정하다보니 중압감이 온다. 그리고 여성은 안정감을 찾고 싶어 한다. 하지만 결혼은 두 사람의 마음이 맞아야 할 수 있는 거다.
◇ 최근 미디어에서는 스몰웨딩이 엄청난 열풍인 것처럼 보여준다. 연예인들도 스몰웨딩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트렌드도 이를 따라가고 있나
부모의 개입 정도에 따라 크게 나뉜다. 부모가 경제적으로 원조를 하는 결혼식은 부모 자식 간에도 거래가 된다. 결혼을 돕기 때문에 본인들의 목소리를 높이기 때문에 스몰웨딩으로 이어지기 힘들다. 친구들은 와서 참석해서 선물하고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데 부모님들은 그전에 깔아둔 부주를 회수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런 사람과 이런 결혼식을 올린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부모 개입 없는 연예인들은 그런 게 가능할 거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스몰웨딩을 하려면 엄청난 발품을 팔아야한다. 그리고 가격을 줄일 수 있지만 패키지라든지 여러 가지 장식을 넣고 하면 결국 비용이 커지게 되는 경우도 많다. 어떤 게 스몰이라는 것이 모호하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