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새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가 막을 올린 가운데 주인공 유정의 역할인 박해진이 시청자 사이에서 호평을 받아 눈길을 끈다.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치인트’ 첫 회에서는 유정(박해진 분)의 알 수 없는 미움을 받아 휴학을 결심한 홍설(김고은 분)이 갑작스러운 유정의 호의에 당황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타인을 대하는 행동에 악의가 있는 유정의 본 모습을 유일하게 눈치 챈 홍설은 유정을 따르는 주변 사람들의 괴롭힘에 못 이겨 휴학을 결정했으나 유정의 레포트가 사라지는 바람에 수석으로 등극해 어쩔 수 없이 복학해야만 했다.
↑ 사진=치즈인더트랩 방송 캡처 |
그런 상황에서 유정은 홍설 곁을 계속 맴돌았고, 홍설의 수강신청을 망친 범인이 김상철(문지윤 분)이라는 것까지 알아냈다. 홍설은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유정을 보며 혼란스러워한다.
‘치인트’의 원작이 워낙 인기가 많았던 웹툰인 탓에 ‘치어머니’(‘치인트’+시어머니)라는 신조어까지 만든 드라마 ‘치인트’는 첫 방송을 무사히 잘 끝낸 분위기다. 싱크로율 방면에서 가장 걱정을 자아냈던 홍설 역의 김고은이 꽤나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고, 홍설과 삼총사를 이루는 장보라 역의 박민지, 권은택 역의 남주혁의 케미는 첫 회를 채우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역시 유정. 유정을 연기하는 박해진은 가상캐스팅 당시에도 강력한 1위 후보에 올랐던 만큼 완벽하게 유정을 표현해냈다. 1회에서 ‘이유는 모르지만 수상한’ 유정의 캐릭터가 제대로 잡혀야 ‘스릴로맨스’가 성립되는 만큼, 박해진의 역할이 누구보다 중요했다. 박해진은 이를 잘 꿰뚫고 유정이라는 캐릭터의 기반부터 잘 다져가는 모습이다.
유정이 홍설에게 악의를 드러내는 몇몇 장면은 웹툰을 그대로 옮겨온 듯 했다. 박해진과 김고은의 시선 처리만으로 긴장감을 자아내야 하는 어려운 장면이었음에도 이들의 호흡은 웹툰 속 긴장감을 고스란히 살려냈다.
↑ 사진제공=tvN |
뿐만 아니라 ‘칸’으로 이어져 있는 웹툰을 이어진 하나의 ‘영상’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박해진은 그 ‘칸과 칸’ 사이를 명료하게 이어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특히나 만화를 영상으로 옮기는 작업이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박해진도 이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낸 바 있다. 제작발표회에서 박해진은 “웹툰은 독자들이 그들만의 생각으로 여백을 채워 가는데, 드라마에선 그걸 다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여백을 채우는 작업이 힘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한 것.
하지만 박해진은 스스로 걱정했던 것과 달리, 나름의 노하우로 그 ‘여백’을 채워낸다. 그 노하우 중 하나가 눈빛 연기다. 박해진의 트레이드마크는 ‘우수에 찬 눈빛’이다. 그는 이 눈빛으로 전작에서 한없이 착한 캐릭터와 싸이코패스 캐릭터를 살려 때로는 악의를, 때로는 사랑스러움을 표현한다. 이를 통해 유정이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고, 웹툰 속에서 독자들의 상상력으로 채워졌던 부분들을 그 ‘입체감’으로 만족시키는 것이다.
정체를 숨긴 유정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 ‘다음 회를 보게 만드는’ 힘도 박해진에 있었다. ‘치인트’는 유정의 알 수 없는 행동과 홍설의 혼란스러움을 교차시키는 심리극이다. 유정과 홍설의 마치 ‘쫓고 쫓기는’ 듯한 긴장감, 유정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시청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정이 궁금하지 않으면, 드라마의 시청층은 무너진다.
박해진은 제작발표회에서 이런 유정에 대해 “처음엔 애매하게 유정을 표현했는데 갈수록 뚜렷한 무언가를 정하고 보여주지 않으면 이도 저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 부분에 집중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직은 정체가 모호한 상태를 표현하며 갈수록 그 의도를 구체화 시킨다는 박해진의 전략은 초반 시청층 유입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이처럼 여러 모로 책임감이 큰 ‘유정선배’를 박해진은 잘 소화해내며 일단 시청자로부터 ‘합격점’을 받고 있다. 워낙 싱크로율에 대해서도 걱정이 없던 터라 ‘선방’은 예상했었지만 벌써부터 ‘유정선배 팬’들이 생겨나는 등 반응이 심상치 않아 더욱 주목된다. ‘별그대’부터 ‘나쁜 녀석들’까지 하는 작품 마다 내리 ‘대박’을 쳤던 박해진이 과연 ‘치인트’마저도 흥행작 반열에 올릴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