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CJ E&M(이하 CJ) 예능프로그램 시청률은 나영석PD가 독점하고 있다.
나PD는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쉬지 않고 달렸다. 그는 올 한해만 차승원-유해진의 ‘삼시세끼-어촌편 시즌 1,2’와 이서진-옥택연의 ‘삼시세끼 정선편 시즌2’ 그리고 ‘꽃보다 할배 in그리스편’을 줄줄이 히트시켰다.
지난 3월 방송된 ‘꽃보다 할배’ 그리스 편은 최지우가 새로운 짐꾼으로 합류했고, 이서진과의 케미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9.5%라는 최고시청률로 시작한 ‘꽃보다 할배 in 그리스’는 이후에도 7~9%대 시청률을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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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tvN |
지난 1월 차승원-유해진 조합의 ‘삼시세끼 어촌편’은 첫 방송부터 9.7%를 기록하며, 대박 신화를 예고했다. 이후 시청률 두 자릿수 돌파는 추성훈이 게스트로 등장했던 방송은 최고시청률 16.8%를 기록했다. 이후 14%대, 15%대, 16%대를 넘나들며 금요일 밤 시간대를 평정했고, 시즌2 제작까지 하게 됐다. 시즌2 역시 첫방송부터 12.8%를 기록했고, 지상파·종편을 모두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수성했다.
‘삼시세끼 정선편2’ 역시 방송 내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시즌1부터 시청자들과 관계를 맺어왔기에, 시즌2 방송은 모두가 환영했다. 첫 회부터 11%대 시청률로 출발해 지성이 출연하자 시청률은 껑충 뛰어 13.4%를 기록했다. 또한 최지우가 게스트로 출연한 방송의 경우 평균 12.4%, 최고 15.9%로 역대 ‘정선편’을 통틀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나PD는 ‘신서유기’를 연출하며, 웹 콘텐츠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박2일’ 원년 멤버 강호동, 이승기, 은지원, 이수근까지 합세한 ‘신서유기’는 예고 영상과 본편 2회까지 포함, 공개 3주 만에 조회수 2000만뷰를 돌파했다. 당분간 웹 예능 콘텐츠의 이러한 기록은 쉽사리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CJ의 고민, ‘포스트 나영석 어디 있나요?’
2015년, CJ 예능은 ‘믿고 보는 나영석PD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J 예능프로그램이 나PD에 편중 돼 있다 보니, 제2의 나PD를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인 것처럼 보인다.
나PD는 시즌제 예능프로그램으로 같은 포맷이 주는 친숙함과 함께, 새로운 장소와 출연진으로 시청자들에게 참신한 재미를 선사했다. ‘꽃보다 할배’ 시리즈 성공을 발판 삼아 ‘꽃보다 누나’의 크로아티아 여행, ‘꽃보다 청춘’의 페루, 라오스 편도 제작했다. 지난달 25일에는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 촬영을 위해 조정석, 정우, 정상훈과 함께 출국했다. 또한 ‘삼시세끼’로 정선 편과 어촌 편을 꾸려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았다.
CJ 예능은 나 PD를 필두로 지상파를 위협하며 앞서 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나PD 이외 다른 예능프로그램은 아직까지 대중적인 인기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니 CJ는 포스트 나PD 찾기에 열을 올리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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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네 로봇’은 하이테크 시골 예능이라는 특이한 콘셉트로 자녀들을 대도시로 떠나보내고 적적하게 고향을 지키고 있는 시골 어르신들과 최첨단 로봇과의 좌충우돌 동거 스토리를 담았다. 개그맨 장동민, 가수 강남, 비원에이포(B1A4) 바로, 배우 이희준이 출연해 기대를 모았으나 방송 6회 만에 조기 종영했다. 로봇을 주제로 참신하게 시작한 ‘할매네 로봇’은 첫 방송 시청률 1.2%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시청률은 1%를 넘기지 못하고 막을 내려야 했다.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는 유세윤 장동민 이상민 유재환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CJ의 과감한 도전이 이뤄낸 결실이다. 유세윤은 ‘쿠세스타 ON TV’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장동민은 ‘승부욕’이라는 오락 프로그램을, 이상민은 ‘더 지니어스 외전’이라는 대결 프로그램들을 기획해 방영중이다. 다소 어설프지만 지상파에서는 만날 수 없는 ‘B급 예능’의 지평을 열고 있다.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이하 ‘수방사’)는 개인 공간 없이 사는 남자들을 타깃으로, 잊고 살았던 취미의 즐거움과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준다는 콘셉트를 표방한다. 낚시가 취미인 의뢰인의 집에는 실제 바닷물을 집어넣을 수 있는 수족관을 만들어 낚시터로, 캠핑을 좋아했던 의뢰인의 집을 캠핑장으로 만드는 다소 과격한 수준의 리모델링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남성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4회 파일럿 방송에 이어 정규편성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CJ E&M은 문화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하에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뒤돌아보니 나PD 영입 역시 CJ E&M의 가장 유익한 투자였다. 선택과 집중으로 CJ는 예능프로그램의 한 획을 그었고, 탄탄한 콘텐츠 기업이라는 인식도 얻었다. 2016년엔 다져진 기반을 바탕으로, 분산투자의 효과를 이어갈 때다. 과연 누가 포스트 나영석이 될까. 새 해가 다가오는 이 시점에 CJ의 고민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