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엑스포’ 개막①] 유재석의 “실망할 수 있다”는 말, 꼭 기억하자

[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무한도전’의 프로젝트 일환인 ‘무도 엑스포’가 개막했다.

‘무한도전 엑스포’는 MBC '무한도전' 방송 중에 하하와 황광희가 기획한 프로젝트로, ‘무한도전’ 1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기획된 행사다. 19일부터 2016년 1월31일까지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2A홀에서 열린다.

지난 17일 MBC는 개막식을 가지고 ‘무도 엑스포’를 미리 보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는 MBC 고위급 관계자와 ‘무한도전’ 김태호 PD, 유재석, 정준하, 박명수, 하하, 황광희가 참석해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했다.

↑ 사진=MBN스타 DB

이날 유재석은 멤버들의 대표로 나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무엇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장내를 채운 ‘무한도전’ 팬들에 손인사를 건넸다. 그는 “하하 씨와 광희 씨의 아이디어가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저희도 얼떨떨한 상태다. 높은 분들까지 오셔서 테이프 커팅까지 하니 무슨 일인가 싶다. ‘무도 엑스포’를 통해 꿈도 현실이 되는구나 하는 걸 한 번 더 느낀다”고 말하며 감개무량함을 전했다.

하지만 그는 쓴 소리도 잊지 않았다. 유재석은 “아까 ‘엑스포’를 둘러봤는데 10년 동안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들이 있었다”고 말하며 “두 달 여간 많은 분들이 고생했다고 들었지만, 팬분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올해가 첫 해이니만큼 내년에는 좀 더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둘러본 ‘무도 엑스포’의 현장은 높은 기대를 가진 사람들의 눈에는 부족해보일 법 했다. ‘무도 엑스포’는 10년 동안 진행한 프로젝트를 옮겨놓은 부스들이 설치됐다. ‘명수는 12살’ ‘도토의 숲’ ‘무한상사’ ‘퀴즈의 달인’과 같은 부스들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체험보다는 사진 위주의 부스들이 많아 아쉬웠다. ‘도토의 숲’에 타조와 코끼리 인형을 세워놓거나 ‘프로젝트 런웨이’와 ‘시크릿 바캉스’에 정형돈의 미존개오 의상, 박명수의 상어 의상을 세워놓는 등 ‘전시’에만 그쳤다. 관람객이 할 수 있는 것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입간판과 함께 사진을 찍는 정도였다. 이는 매년 실시했던 ‘무한도전’ 사진전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 사진=MBN스타 DB

조정 체험이나 지하철 시뮬레이션으로 달리기 경주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도 있었지만, 많은 관람객들이 들어온다면 원활한 관람이 가능할지에 대해 우려가 남았다. ‘명수는 12살’ 부스에는 지우개 따기, 딱지치기 등의 놀이를 해볼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분실 우려가 높아 본격적인 개막 이후 관리가 제대로 될지 걱정됐다.

‘무한도전’에서 프로젝트로 진행됐던 사항이라 기대가 높았던 탓일까. 막상 둘러본 내부는 “이게 다인가요?”라고 진행요원에 재차 확인할 정도로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개막식에 참석한 ‘무한도전’ 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체험에 열중하며 웃음꽃을 피우니 또 고개가 갸웃했다. 입간판이라도 ‘무도’ 멤버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에 큰 웃음을 짓는 ‘무한도전’ 팬들에게는 10년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니 ‘무도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었다.

동시에 유재석의 “다소 실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새삼 다시 떠올랐다. 그는 ‘무한도전’의 팬이 아닌, 일반 시청자가 왔을 때 실망했을 것을 예상하고 미리 당부한 것이다. ‘무도’ 멤버로서 먼저 부족함을 인정하고 지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유재석은 첫 술에 배부르지 않겠다는 것, 실망하고 쓴 소리를 해도 이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모든 영화나 드라마 같은 작품을 볼 때 실망하지 않는 법은 바로 ‘기대하지 않는 법’이다. 이번 ‘무도 엑스포’도 이 불면의 법칙이 적용되는 사례다. 다소 아쉽더라도 실망하지 말길. 더 나아질 다음 ‘무도 엑스포’를 기약한 ‘유느님’의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