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인간의 조건-집으로’(이하 ‘집으로’)가 착한 예능의 탄생을 알렸다.
지난 18일 방송된 KBS2 새 예능프로그램 ‘인간의 조건-집으로’에서는 최양락, 안정환, 조세호, 남창희, 스테파니가 출연한 가운데, 새로운 가족들과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인간의 조건’은 2013년 시작된 시즌제 프로그램이다. 휴대전화 안 쓰기, 돈 적게 쓰기 등 자연주의 미션으로 시작해 도시에서 농사를 지어보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이번 ‘인간의 조건-집으로’는 시골에서 외롭게 사는 출연자와 연예인간의 정을 담아냈다.
이날 방송에 등장한 출연진은 배우자와 사별하거나, 자식들과 다른 지역에서 떨어져 살고 있었다. 출연자가 방송인이 아니다보니 오히려 순수한 어르신들의 모습이 웃음포인트가 됐다. 제작진 역시 이들을 지켜보기만 했지 따로 미션을 주는 등 방송에 직접 개입하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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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인간의조건 집으로 캡처 |
전형적인 충청도 사람 최양락은 경상도 대장부 전복윤 어머니와 모자의 연을 맺었다. 거친 할머니의 매력은 최양락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고, 당대 최고의 개그맨이었던 최양락을 전혀 몰라봐 더 웃음을 자아냈다. 전복윤 할머니에게 최양락은 그저 자신의 집에 놀러온 아들이었고, 이름은 ‘최낙낙’으로 개명됐다. 나이가 들어도 어머니 앞에서는 한 없이 어린아이가 되는 최양락의 수난시대를 기대케 했다.
안정환과 저녁을 함께한 ‘푸할배’ 심동섭 씨 역시 안정환을 전혀 몰라봤다. 축구를 좋아하시냐는 안정환의 물음에 “반지에 키스한 안 뭐시기 걔만 안다”고 말했지만 그 사람이 지금 자신의 집에 와있다는 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푸할배에게 안정환은 ‘안군’으로 통했다. 안정환 역시 자신을 몰라주는 할아버지 때문에 처음에 아쉬워하는 듯 하더니 이후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안정환입니다’ 얘기하는 건 무의미한 것 같다. 제가 할아버지의 세상에 들어가서 패턴을 바꿔 놓는 게 아니라, 같이 돌아가고 있다. 그래서 좋다”고 말했다.
‘푸할배’는 내색은 안했지만 안군의 방문이 반가웠는지 그날 저녁 “원래 저녁을 안 먹는데 안 군이 와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안 군이 좋아해서 나도 좋았다. 앞으로 자주 와서 내 말친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일기를 썼다.
개그맨 콤비 조세호와 남창희는 혼자 사는 85세 김휴순 할머니의 손자가 됐다. 자식들을 서울로 보내고 혼자 살고 있는 할머니는 외로움을 느낀다며 “손주들이 아른아른 하는 모습이 최고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손자를 쏙 빼닮았다는 남창희는 첫 방문부터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조세호는 마치 남창희의 할머니댁에 함께 놀러간 친구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할머니는 “좋았어~ 얼마나 반가웠다고”라며 두 손자들을 귀여워 했다.
스테파니는 강원 영월의 김흥식·손복용 부부를 찾아갔다. 두 사람은 스테파니의 이름을 익히는 데 어려워했고, 해외 생활에 익숙한 스테파니는 처음 와 본 영월에서 낯선 청국장을 먹고 “뒷통수를 치는 맛”이라고 말했다. 이때 어머니는 “김에 싸먹는 방법도 있다”면서 김 위에 밥, 청국장을 얹어서 싼 뒤 스테파니의 입에 넣어줬다. 스테파니는 오묘한 맛에 말문이 막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외에도 스테파니는 평소 보여준 무대 위 화려한 모습 대신 민낯을 여과없이 공개하며 털털한 반전 매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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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