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 '호랑이'와 '설산' 어떻게 찍었나보니?…세상에! 입이 쩍 벌어지는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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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호/사진=연합뉴스 |
영화 '대호'는 눈 덮인 산이란 자연을 배경으로 호랑이란 동물이 주인공인 영화이지만 영화 작업이 늘 그렇듯 대부분이 '인공적'으로 재창조됐습니다.
'대호'는 조선시대 마지막 호랑이와 이를 쫓는 사냥꾼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 부산 동물원의 시베리아 호랑이가 '대호' 모델
영화 제작진에 따르면 영화에 나오는 호랑이 대호는 100% CG(컴퓨터그래픽)로 구현됐습니다.
제작진은 호랑이를 영화화하는 것이 전례가 없어 기록을 먼저 검토했다고 하며, 호랑이 종류부터 호랑이의 식습관, 행동, 버릇 등에 대해 사전 조사를 한 것입니다.
제작진은 우여곡절 끝에 부산의 한 동물원에서 CG작업의 모델로 삼을 만한 시베리안 호랑이를 찾아냈습니다.
CG 작업을 하더라도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없는 법. CG 작업의 대상이 될 실제 호랑이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제작진은 비디오카메라와 스틸카메라로 수시로 동물원을 방문해 이 호랑이의 움직임이나 표정을 촬영했습니다.
바람에 날리는 털의 움직임, 안광의 모습도 담았습니다.
실제 어느 각에서 호랑이를 잡았을 때 멋있게 보이거나 이상하게 보이는지에 대한 자료도 확보했습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몸 길이 3m80㎝, 몸무게 400㎏이라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지닌 지리산 '산군'(山君) 대호가 창조됐습니다.
▲ 민둥산에 죽은 나무·가짜 나무 심어 숲 만들기도
영화의 배경은 지리산이지만 촬영이 지리산에서만 진행된 것은 아닙니다.
전국 다섯 개 정도의 산이 합쳐져 영화 속 지리산이 만들어졌습니다.
늦가을 장면은 주로 완도에서 촬영됐습니다.
겨울에도 활엽수 잎들이 많이 안 떨어지고 유지되는 곳이고 눈도 많이 안 내리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필 제작진이 갔을 때 44년 만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애를 먹었다는 후문입니다.
겨울 장면 촬영은 강원도에서 진행됐으며, 이는 4월까지 눈이 녹지 않아 영화상 눈 내린 후의 장면을 찍기에 적합해서 입니다.
영화 속 인물들이 산을 오르는 장면은 전북 남원, 충북 제천, 강원 대관령 등에서 촬영됐습니다.
최적의 지역을 '헌팅'했음에도 촬영 시 '앵글이 빈다'고 판단되면 미리 준비해놓은 인조나무, 풀, 돌로 화면상 공간을 채웠다고 합니다.
미술팀이 준비한 인조나무 등은 2t 탑차 두 대 분량에 달했습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지리산 폭파신'은 제작진에게도 클라이맥스였습니다.
영화를 위해 자연을 훼손할 수 없어 아예 산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전국의 민둥산을 뒤져가며 장소를 섭외했습니다.
한 달 가까이 민둥산에 죽은 나무와 폭파용으로 특수 제작된 가짜 나무를 심어 지리산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나무를 아무렇게나 심은 것도 아니며, 몇 m 높이의 나무를 어느 간격으로 심어야 원하는 장면을 뽑아낼 수 있는지 사전에 시뮬레이션해 나무를 심을 장소를 계산해냈습니다.
▲ 다양한 인공 눈 활용해 설원 창조
눈도 영화상 중요한 요소입니다.
시나리오상 영화 중반부터 눈이 점점 내리기 시작하고 마지막에는 설원이 주된 배경입니다.
제작진이 원하는 날씨에 촬영하기 위해 지난 30년간 달별 강설량, 습도, 풍속, 풍향 등을 참고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원하는 만큼 눈이 내려주지 않으면 만들어서라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인공 눈입니다.
인공 눈은 쌓인 눈, 내리는 눈,
종이, 소금, 자연에 해가 되지 않은 비료를 활용한 특수 재료, 실제 얼음 등 다양합니다.
아무리 인공 눈이라도 실제 눈을 따라갈 수 없어 옆 산 혹은 카메라 앵글에 잡히지 않는 옆 숲의 눈을 퍼다 썼다고 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