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주연 기자] KBS 드라마는 올 한해 저조한 시청률로 몸살을 앓았다. MBC와 SBS가 번갈아가며 화제작을 만들어낼 때, 경쟁권 밖으로 밀려난 채 꼴찌 붙박이를 도맡아야 했다.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었다. 그러나 하반기에 와서는 서서히 안정권에 접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상승세가 내년에도 영향을 끼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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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 |
◇ 상반기↓-하반기↑…KBS, 대기만성 이뤘다
KBS 월화극은 약 1년 가까이 부진을 겪어왔다. 지난 해 12월에 방송된 ‘힐러’가 호평속에 종영한 뒤 2월 방송된 ‘블러드’는 5%내외 시청률로 부진을 겪었다. ‘너를 기억해’는 수사로맨스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장나라라는 시청률 흥행카드를 내세웠음에도 4~5%대를 전전하며 조용히 퇴장했다. 이는 ‘별난 며느리’, ‘발칙하게 고고’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발칙하게 고고’는 첫 방송은 2.2%를 기록하며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월화극 중 선방한 것은 육성재 남주혁 등을 발굴한 ‘후아유-학교2015’ 정도였다.
수목극 사정 또한 다르지 않았다. ‘복면검사’, ‘어셈블리’ 등 장르적 특색이 강한 소재를 통해 선택과 집중에 포커스를 맞췄으나, 성적은 암담했다. KBS2 수목극 중에서는 ‘착하지 않은 여자들’, ‘왕의 얼굴’ 등이 겨우 10%내외를 넘나들며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이 가운데 11월, KBS가 갑작스레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월화극 ‘오 마이 비너스’는 소지섭과 신민아라는 최고의 흥행보증수표를 내세운 결과, 그 효과를 톡톡히 얻고 있다. 오 마이 비너스’는 최근 9.7%를 기록, 자체최고 시청률을 갱신하며 1위인 ‘육룡이 나르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수목극 ‘장사의 신-객주2015’ 또한 현재 동시간대 왕좌를 지키고 있다. 특히 ‘객주’는 시청률 꼴찌로 시작했으나 착실하게 시청자들을 확보해 1위에 올랐다. 유승호의 복귀작 SBS ‘리멤버’로 입지를 위협받고 있으나, ‘객주’의 기세 또한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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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 |
◇ 유일무이 단막극, 올해도 KBS가 지켰다
KBS는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단막극 제작에 투자를 하고 있는 방송사다. 2008년 종영된 ‘드라마시티’ 이후로 명맥이 끊겼으나 2010년 드라마스페셜이 부활하면서 벌써 5년째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드라마스페셜은 연속드라마에서 다루기 어려운 독특한 소재를 통해 임팩트 있는 이야기를 선보여왔다. 올해에도 재기발랄한 다양한 작품들이 시청자들의 볼거리를 충족시켰다.
‘가만히 있으라’, ‘바람은 소망하는 곳으로 분다’, ‘머리 심는 날’, ‘웃기는 여자’ 등 4편으로 2015년 시즌1이 화려하게 개막했고, 7월, 시즌2에는 ‘귀신은 뭐하나’, ‘붉은 달’, ‘라이브쇼크’ 등 납량특집이 준비됐다. ‘그 형제의 여름’, ‘알젠타를 찾아서’ 등도 여름 계절감에 맞는 잔잔하고 청량한 이야기도 눈길을 끌었다. 시즌3에는 ‘짝퉁패밀리’, ‘노량진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 ‘낯선동화’, ‘비밀’, ‘아비’, ‘계약의 사내’ 등이 방영됐고 고단한 현실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현대인의 단상을 그려 공감대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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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 MBN스타DB |
◇ 제대로 칼 간 KBS, 2016년 대작들 몰려온다
2015년의 지지부진을 발판삼아, KBS는 심기일전에 돌입한다. 하반기 ‘오 마이 비너스’와 ‘객주’의 선전으로 재기의 초석을 다진 가운데 내년에는 ‘무림학교’, ‘함부로 애틋하게’, ‘태양의 후예’, ‘장영실’ 등 다양한 대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1월 11일 첫방송을 확정 지은 ‘무림학교’는 KBS가 주력해 온 학원물 시리즈 중 하나다. 드라마판 ‘화산고’(2001)로 불릴 만큼, 무술을 중심으로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작품이다. 다소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수 있으나, 10대가 아닌 20대들의 팍팍한 현실을 조명하며 의외의 공감대를 형성할 예정이다. 여기에 이현우, 빅스 홍빈 등 젊고 풋풋한 20대 배우들의 합도 기대해볼 법하다.
내년 2월 방영될 ‘태양의 후예’는 그리스에서 진행한 대규모 해외로케 등 '블록버스터 드라마'를 표방하며 최고의 기대작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군에서 제대한 송중기의 복귀작이자,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송혜교의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모두가 가볍게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20대 대세로 떠오른 김우빈과 수지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1월2일 방영을 앞둔 KBS1 ‘장영실’ 또한 송일국을 비롯한 걸출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KBS 편성이 유력한 ‘화랑’은 떠오르는 또 다른 대세인 제국의아이들 박형식이 출연을 확정 지었고, 박서준이 물망에 오른 상태다. 이대로 성사만 된다면 시청 흐름을 KBS 쪽으로 가져올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라인업을 공개한 KBS가 2016년에는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박주연 기자 blindz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